나이가 들고보니, 하루하루 시간 가는 것이 여간 아까운 것이 아니다. 젊어서는 이렇게까지는 조바심이 나지 않았는데 말이다.
 그래서 뭔가 배우려고 집 근처 복지관에 나가기 시작했다. 동네 노인정도 있지만,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그저 누워있거나 장기 바둑을 두는 등 그럭 저럭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아 몸이 힘들더라도 나한테 유익한 것을 배워보려고 한 것이다.
 건강을 유지하는 체조같은 것이 좋을 것 같아 그걸 요즘 배우고 있다. 다음 시간이 또 기다려질 정도로 배우는 재미가 좋다. 무엇보다 활기가 생기고, 다른 일상생활에서도 좋은 기분을 갖게 돼 배우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노인들을 위한 이런 프로그램이 의외로 참 적다는 것이다. 새로 생긴 도시나 마을에는 복지관같은 것이 잘 만들어져있어서 일반 사람이나 우리같은 노인네를 위한 강좌와 교육이 있는 편이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노인들이 선택해서 배울 수 있는 시설이 많지 않다. 이사오기전에 내가 살던 동네도 그랬다.
 노인이면 그저 집에서 손주들 돌보면서 소일하거나, 얘들 집안일 거들어주거나, 동네 한켠에 몰려앉아 잡담을 나누거나, 노인정같은데 가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 오는 것으로 생각들 한다. 그런데 언젠가 신문에서도 봤지만, 노인인구가 계속 늘어나고 있고, 의약이 좋아져 70, 80세된 노인들도 아주 건강하게 지내고 있는 게 요즘 현실이다.
 그래서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우리같은 노인들에 대한 정책이 더 많이 세워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노인들이 다양한 강좌를 배울 수도 있고, 경험도 쌓아 이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할 수 있지 않겠는가.〈양기석·인천시 연수구〉또 과거와 달리 노인이라고 무식하기만 한 게 아니라 배울 만큼 배워서 사회 돌아가는 것 다 파악하고 있는 사람도 아주 많다.
건강한데도 아깝게 능력이나 지혜를 발휘하지 못한 채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내는 노인들에게 삶의 활력을 주고,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