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이 뜨겁다. 메이데이의 열기가 아니라 `주5일근무제""가 쟁점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명절까지도 자진 반납하는 압박(?)에 익숙해져있는 사람들에게 노동시간단축은 분명 신바람 나는 일이다. 그런데 이미 사회적 합의에 이른 일이지만 비정규노동자는 차별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노동자단체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비정규노동자의 불이익은 있을 수 없다고 공언하지만 그 말을 믿는 사람은 없다. 오죽하면 노동자들이 노동자단체를 점거까지 했을까! 이미 노동시간단축의 내용보다는 실시 자체에 의미를 두려는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무늬만 `주5일근무제""로 전락할 공산이 커진 것이다.
 어찌보면 당연하게 보인다. 노동자단체들은 대공장 정규노동자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비정규노동자까지 챙길 여력은 없는 것이다. 하지만 경제위기이후 비정규노동자는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전체노동자의 58.4%를 차지하게 되었다. 만병통치약으로 전해진 신자유주의가 규제완화, 생산과 노동의 유연화를 강요했기 때문이다. 자본은 경쟁과 효율의 이름으로 임금삭감과 해고가 자유로운 비정규노동자를 증가시켰다. 대부분 기간제인 비정규노동자들은 임금조건이나 노동조건, 사회보험에서 현저하게 차별받고 있다. 더구나 비정규노동자는 소외세력에게 집중되어있어 극심한 양극화를 가져온 것은 물론이다.
 그런데 비정규노동자가 증가하자 `노노갈등""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당장 `주5일근무제""의 협상과정에서도 비정규노동자는 찬밥으로 전락했다. 진작부터 정규노동자들은 비정규노동자들을 위한 연대투쟁에는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저임금인상, 비정규직철폐나 실업급여의 확대보다는 스스로의 임금인상이나 단체협상에만 골몰하고 구조조정에서는 비정규노동자를 희생시켜서라도 자기들의 고용불안이 완화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노동자단체들도 전체노동자의 공동교섭과 공동투쟁을 외치지만 말처럼 실천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노동자들이 노동자의 이름을 걸고 서로 갈등하는 현실이다.
 하지만 실업자의 증가가 현역노동자의 저항을 약화시키는 것은 물론 고강도 장시간 노동까지 거들 듯이 비정규노동자의 존재는 자본이 정규노동자를 압박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된다. 더구나 자본이 이윤 극대화를 위해서라면 언제라도 정규노동자를 비정규노동자로 전락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제 비정규노동자를 외면한 노동자운동은 생각할 수도 없고 가능하지도 않은 세상이다. ""주5일근무제""에서도 노동시간단축이라는 허울에 감동하여(?) 이기적인 선택을 한다면 노동자운동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노동자단체는 무엇보다도 전체노동자의 연대를 유념해야 한다. 누구를 위한 `노노갈등""이란 말인가!
 그렇다고 중소영세비정규노동자가 언제까지 노동자단체의 처분만(?) 기다릴 수는 없다. 스스로의 이해를 위해서 스스로 단결의 깃발을 올려야 한다. 그런데 조직화에 따르는 신분의 불안이나 역량 등 현실적 곤란을 염두에 두면 기업별 노조보다는 지역별 노조가 유리하게 보인다. 지역별 노조는 지역적 과제를 매개로 지역단체들과 연대를 꾸리고, 정당한 권리쟁취에 나서며, 노동자운동을 정치투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도 마련할 수 있다. 이제 노동자운동은 노노갈등을 넘어서 산별노조와 지역별 노조를 양날개로 노동자가 하나라는 전통을 확인시켜야 한다. 노동자들의 유일한 행동원리는 `단결""이기 때문이다.<&27831>영국 맨체스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