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출석부터 과제물 체크까지 태산

초등학교 1∼3학년 3차 온라인 개학 첫날인 20일 긴급돌봄교실에선 여전히 EBS 접속 장애가 발생하는 등 크고 작은 혼란이 발생했다.


가정에선 자녀의 출결석 체크부터 과제물 업로드까지 '학습도우미' 역할을 모두 떠안게 된 부모들의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초등 3학년은 윗 학년처럼 컴퓨터와 스마트기기를 사용한 쌍방향형·콘텐츠·과제 제공형 원격수업을 들었다.


1∼2학년은 아직 자기 주도적 학습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텔레비전을 이용한 EBS 방송 중심의 원격수업을 하기로 했다.


그러나 일선 학교 긴급돌봄교실에서는 1·2차 온라인개학 때도 문제가 됐던 접속 장애가 계속 발생해 혼란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수원시 영통구 모 초교에서는 긴급돌봄을 신청한 2학년생 16명이 EBS 온에어에 접속조차 하지 못해 제대로 수업을 듣지 못했다.


이들 학생은 원래 수강하기로 했던 EBS 수업 대신 유튜브로 학교 역사를 안내하는 대체 동영상을 봐야 했다.


이 같은 접속 장애는 중학교 3학년생과 고등학교 3학년생이 원격수업을 듣기 시작한 1차 온라인개학 때부터 지속한 문제다.


전례 없이 많은 학생이 홈페이지에 한꺼번에 몰리면서 온라인개학이 이뤄진 9·13·14일에 모두 1∼2시간씩 접속 장애가 생겼다.


앞서도 EBS 홈페이지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ID로는 로그인이 되지 않는 등 문제가 잇따라 학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달 9일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3학년에 이어 16일 중·고교 1∼2학년과 초등 4∼6학년이 온라인 수업을 시작했으며, 이날 초등 1∼3학년이 마지막으로 온라인개학에 합류했다.


지난 17일 기준 도내 긴급돌봄에 참여한 학생은 1만9088명으로 온라인개학이 시작되면서 참여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이날 긴급돌봄 참여 인원이 2만명을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가정에선 컴퓨터 사용이 어려운 초등학교 저학년인 자녀를 대신해 부모가 출석 체크부터 과제 수행까지 모두 도맡게 됐다며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다자녀 가정이나 맞벌이 부부들의 고충은 더 컸다.


한 초등생 학부모는 “9시 전에 출석 체크하고 30분까지 교과서 시 외우기, 그다음은 EBS 듣고 학습 꾸러미 풀기, 홈페이지 동영상 보고 가족끼리 따라 해보기 등을 다 하면 점심때쯤 수업이 끝난다”며 “둘째 과제는 언제 봐주고 점심은 언제 해먹냐”고 하소연했다.


일부 학교에선 온라인 출석 체크 외에도 그날그날 과제물을 수행해 사진으로 찍어 제출해야만 출석을 인정해준다고 하면서 학부모들은 `부모 과제다. 부모가 개학했다'며 볼멘소리를 냈다.


/오석균 기자 demo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