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구한 외국인 선원 '출국 제한'에 발 묶여
"언제 올지 몰라" 가장 바쁜 이달말 작업차질 우려

"꽃게 풍년이라고 하지만 일손이 부족해서 애가 타네요."

봄어기 꽃게철이 시작됐지만 인천 옹진군 연평도에서 20년 동안 꽃게를 잡아온 박철수(58)씨는 요즘 속이 타들어 간다. 올해 초 외국인 선원 4명을 어렵게 구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인도네시아 선원 2명의 입국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씨는 13일 "4월 말이 가장 바쁘지만 외국인 선원들이 언제 입국할지 아직까지도 모른다"며 "외국인 선원들은 그물을 끌어올려 잡힌 꽃게들을 떼어내는 일을 주로 하는 데 작업에 차질이 빚어질까 우려 된다"고 털어놨다.

꽃게잡이가 한창인 연평도 등 섬 지역 어민들은 코로나19로 일손 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

옹진수협에 따르면 올해 고용허가제(E-9 비자)로 선정된 외국인 노동자는 50여 명이다. 그러나 실제로 입국한 외국인 노동자는 16명뿐이다. 지난해만 해도 같은 기간에 외국인 노동자 26명이 입국해 꽃게잡이를 했다. 한국인 선원들이 뱃일을 기피하면서 그간 선장들은 주로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 외국인 선원을 고용했다. 그러나 올해 코로나19로 베트남 등 일부 국가에서 자국민들의 출국을 제한하면서 선주들은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다.

꽃게잡이 어선 선주인 성모(52)씨는 "베트남 선원 2명이 새로 일을 하기로 했지만 입국 시기가 아직도 정해지지 않았다"며 "선원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상황에서 코로나19로 더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관계자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입국이 늦어지면서 다음달까지 선원 배정이 가능할지 확실하지 않다"며 "일손이 필요한 선장들을 위해 외국인 노동자 중 현장에 배치할 수 있는 인원이 있는지 확인, 지원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농번기를 맞은 백령도 등에도 군부대 대민 지원이 늦춰지면서 농민들은 한 때 전전긍긍하기도 했었다.

농민 최모(58)씨는 "보통 4월 초 대민 지원을 받았는데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2주 정도 지난 최근에 대민지원을 받았다"며 "혹시라도 코로나19로 농번기 중 대민 지원이 끊기는 것은 아닐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