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블레스 오블리주' 실현...'살찐 고양이 조례' 영향


경기신용보증재단 이민우(사진) 이사장이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현을 위해 연봉을 자진 감액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23일 경기도와 경기도의회 등에 따르면 이민우 이사장의 올해 연봉은 1억4600여만원으로, 지난해 1억6155억원 대비 1500여만원 줄었다.

이 이사장의 연봉 자진감액은 지난해 7월 도의회가 의결한 '경기도 공공기관 임원 최고임금에 관한 조례'가 영향을 줬다.

일명 '살찐 고양이 조례'로 불리는 해당 조례는 산하기관장 연봉 상한선을 최저임금의 월 환산액에 12개월치를 곱한 금액의 7배를 넘지 않도록 했다.

이를 통해 노동자 간 극심한 소득 격차로 인한 양극화와 괴리감 등 사회불안을 줄이고자 했다. 여기에 양극화 해소를 위해 사회적 지도층이 모범을 보인다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도 담았다. 다만, 조례는 상위법령이 없어 최고임금을 강제할 수 없고, 그저 권고해 산하기관장들의 자율적인 참여를 요청할 수밖에 없는 상태다.

실제 도는 조례 제정 후 기관장 연봉이 최고임금 기준치를 넘는 3개 기관(킨텍스, 경기도의료원, 경기신용보증재단)에 권고를 내놨지만, 참여한 곳은 경기신보 한 곳 뿐이다.

이 이사장의 지난해 연봉은 기준치(1억4600만원)을 상회하는 1억6155억원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연봉협상 과정에서 도의 권고를 받아들여 올해 기준치(1억5080만원)을 밑도는 1억4600여만의 연봉을 받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의회 한 의원은 "사실상 조례가 강제할 수 있는 규정이 없는 것인데, 이 이사장이 자발적으로 연봉감액을 받아들인 것 같다"며 "다른 기관으로도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지난해 조례 제정 후 3개 기관에 권고했다. 지난 2월 초 이행여부를 점검해본 결과 이 이사장의 연봉이 기준치 아래로 떨어진 것을 확인했다"며 "다만 경기도의료원의 경우 원장이 수원병원장도 겸임하고 있는 점, 킨텍스는 고양시 등과 공동으로 설립한 기관인 점 등을 이유로 최고임금 기준치를 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신보는 지난해 6월 발표된 '2019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18개 기관 중 유일한 A등급을 기록했다. 이 이사장 역시 기관장 평가 부분에서 최고등급인 A등급을 받았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