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연천만 이동형 X-ray 설치
일부 지자체 늑장 구매 중 … 비판
경기북부 8개 시·군 보건소 선별진료소에 코로나19의 주요 증상인 폐렴을 검사하는 장비(이하 이동형 X-Ray)가 없다. 이 때문에 폐렴 증상을 호소하며 선별진료소를 찾는 시민들이 발길을 되돌리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을 볼 때 이동형 X-ray 설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의정부·포천시보건소에 따르면 코로나19를 막고자 10개 시·군 보건소(연천군은 보건의료원)가 선별진료소를 운영 중이다. 그러나 의정부, 포천, 양주, 고양, 가평 등 8개 시·군 보건소 선별진료소엔 이동형 X-ray가 없다. 파주시와 연천군만 이달 초 현장에 설치해 사용하고 있다.

이동형 X-ray는 코로나19를 조기 진단하고 치료하고자 폐렴 의심 증상자의 흉부방사선을 찍어 확인하는 장비다. 보건소 내 방사선실이나 다른 선별진료소로 이동하다 감염되는 부작용을 막고자 선별진료소 현장에 설치한다. 하지만 현장에 장비가 없다 보니 의정부보건소는 폐렴 증상을 호소하는 시민에게 다른 선별진료소인 의정부성모병원, 추병원으로 가라고 안내한다.

고양시 3개 보건소 역시 명지병원, 일산백병원, 동국대병원 등 타 선별진료소로 시민들을 보내고 있다.
보건소 선별진료소가 코로나19를 막는 전초기지란 말이 무색한 대목이다.

상황이 이러자 일선 시·군은 국비를 받아 최근 이동형 X-ray 구매에 나섰다. 양주시보건소는 구매를 마쳐 27일쯤 선별진료소에 설치할 계획이다. 가평군보건소는 8000만원을 들여 다음달 장비를 들여올 예정이다. 구리·남양주보건소도 현재 이동형 X-ray 구매를 진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보건 관계자조차 정부와 지자체의 뒷북 조치를 비판한다.

한 보건소 관계자는 "이동형 X-ray 가격은 고작해야 1억 원 정도다. 그런데도 정부가 이제야 국비를 주고 있다"며 "경기북부만의 문제가 아니다. 남부도 상황은 똑같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선별진료소 관계자도 "폐렴 진단(검사) 뒤 코로나19 진단 키트를 사용한다. 그래서 현장에 이동형 X-Ray가 필요한 것"이라며 "솔직히 이 정도 장비는 시·군 예산으로도 충분히 살 수 있다. 시민 건강과 직결된 문제에 정부와 지자체가 정말 소극적이다"라고 꼬집었다.

/의정부=황신섭 기자 hs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