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정치인 불신 … 물갈이 목소리
변화의 아이콘으로 '청년'에 주목
민주·한국당, 우선 공천 등 전략

 

다가오는 4·15총선에서 '새로운 얼굴'과 정치변화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정쟁으로 얼룩진 제20대 국회를 4년간 지켜본 유권자들은 현역 정치인보다 '정치신인'을 찍겠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이 와중에 정치신인으로 대표되는 청년들의 출마는 아직까지 두드러지지 않고 있어 향후 각 정당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29일 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지난 18일부터 22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 표본오차 ±2.0%포인트·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에 따르면 내년 총선에서 정치 신인과 현직 정치인이 나온다면 누구에게 투표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 49.2%는 '정치신인'에 투표하겠다고 응답해 '현직 정치인(30.3%)' 보다 높았다.


이는 기성 정치인에 대한 불신과 정치권 물갈이 여론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세대별 비례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국회의 구성을 주목하고 있다.


제20대 총선 결과 국회는 평균연령 55.5세로 개헌 이래 가장 나이든 국회를 구성했다. 평균연령 53.9세였던 제19대 총선과 비교해 20~30대 당선인은 9명에서 3명으로 줄었고, 40대 당선인도 80명에서 50명으로 크게 줄었다. 반면, 60대 이상은 69명에서 86명으로 늘었다.


2030 세대가 1%에 불과한 제20대 국회는 지난 2017년 여·야가 합의한 청년기본법 조차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 정치권은 변화의 아이콘으로 '청년'을 주목하고 있다.


집권여당인 민주당은 내년 총선에서 현역 의원 불출마 지역구를 포함한 전략지역에 청년과 여성 도전자를 최우선 공천하기로 했다. 또 20대 경선 후보자의 경선 비용을 전액 지원하고, 30대 경선 후보자에 대해서는 경선 비용을 절반 지원한다. 당에 내야하는 후보자 등록비는 면제다. 아울러 공천이 확정된 청년 후보에 대해서는 당에서 선거비용을 대출 지원할 예정이다.


제1야당인 한국당 역시 지역구 공천 후보자 중 20~40대 후보자를 최대 30%까지 공천하기로 하고 공천심사비와 경선비용을 20대는 100%, 30대는 50% 지원하기로 했다. 또 경선과정에서 청년 후보자에게 최대 50%의 가산점을 주기로 했다.


하지만 청년 정치인들이 도전의 벽은 높은게 현실이다.


이날 오후 기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경기도내 예비후보 156명 중 만 40세 미만은 4.5% 수준인 7명에 불과하다.


최연소 후보는 만 29세의 나이로 출사표를 던진 민중당 수원시정 남동호 예비후보다. 이외에도 민주당 노승명(김포을·38), 한국당 박진호(김포갑·30)·고준호(파주갑·36)·한승주(의왕과천·36), 민중당 김재연(의정부을·39), 대한당 김소라(남양주갑·35) 예비후보가 선거에 도전장을 던졌다.


20~40대 정치인들은 '젊은 정치'의 시작을 위해 보다 현실적인 지원방안과 동등한 눈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장경태 민주당 전국청년위원장은 "젊은 청년이 정치를 하려고 해도 금전적 장벽과 활용하기 어려운 선거지원제도 등으로 한계가 있다"며 "특히 젊은 정치인의 활동을 두고 '청년 정치'라는 말로 주변인화 하는 것이 문제다. 젊은 정치인을 미숙하고 경험없는 존재가 아니라 동등한 정치인으로 존중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
 


 

 


장경태 민주당 전국청년위원장 "미래의 전부인 청년, 별다른 권리 없어"

"청년은 현재의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지만 미래의 전부다. 그것이 우리가 정치를 해야 하는 이유다."
내년도 총선 도전을 준비하고 있는 장경태(36) 민주당 전국청년위원장은 정치제도의 변화를 강조했다.
장 위원장은 "최근 34세 핀란드 총리가 이슈였다. 젊은 나이에 총리를 하는 그 자체에 놀라움을 갖는 분들이 많으나, 사실 핀란드는 청소년 시기부터 정당 청소년 조직 활동이 가능하다"며 "정치역량을 키울 수 있는 정당의 인재 양성 개념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또 청년인구 비율을 감안한 연령할당제도도 생각해 봐야 한다. 이것이 어렵다면 현재 1%에 불과한 젊은 정치인들의 현실을 벗어날 수 있는 강력하고 적극적인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 위원장은 "개인적으로는 대학생 때부터 정당 활동을 해와 누구보다 청년들의 현실을 잘 알고 있고 이를 정치에 반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청년은 현재의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지만 미래의 전부이기도 하다. 그런데 현재 아무런 별다른 권리가 없다. 그것이 우리가 정치를 해야 하는 이유다"고 덧붙였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
 

 


 

 

 

고준호 한국당 경기도당 대변인 "젊은 세대, 전면에 나서서 목소리 내야"

"청년을 약자로 보고 접근하는 관점부터 바꿔야 한다."
고준호(36) 한국당 경기도당 대변인은 정치변화의 키워드로 '청년'을 꼽았다.
고 대변인은 "정치는 다음 세대의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 지난 50년 동안 한국은 빠른 경제성장을 해왔으나, 그 결실은 지금의 세대들에게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며 "전 세대보다 더 좋은 환경에 자라왔지만 밀레니엄 세대들의 삶은 더 팍팍해졌다"며 "본인이 벌어서 집을 사기도 어렵고, 취직도 어려운 이 세대들이 전면에 나서서 목소리를 내야 정치가 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현실은 젊은 정치인이 거의 전무에 가까운 실정이다. 우리 사회에는 존재하지만 정치에는 존재하지 않는 투명세대들이 젊은 세대"라고 토로했다.
고 대변인은 "또 다른 어려운 점은 바로 편견이다"며 "예전에 한 주민이 지나가는 말로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국회의원인데 SKY대학은 나와야지, 경력은 이 정도는 돼야지.' 국회의원은 지역을 위해 열심히 일할 사람이다. 편견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

 

 


 

류호정 정의당 경기도당 여성위원장 "생각이 중요 … 정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정치는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퍼뜨리고 싶다."
당내 경선 절차를 거치고 있는 류호정(27) 정의당 경기도당 여성위원장은 '누구나 정치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집중하고 있다.
류 위원장은 "국회의원은 1명이 그 사람만의 능력으로 되는 게 아니라 당원과 시민들, 전문가들이 함께 정책을 만들어간다"며 "그 사람의 나이나 경력보다는 가지고 있는 생각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류 위원장은 IT기업에서 일하며 노동조합을 구성하다 해고당한 당사자다. 그는 불필요한 의전 등 국민 대다수의 모습과 다른 국회의 모습을 개혁하고자 한다.
그는 "지금 국회의원들의 모습은 그들이 대변해야 할 국민들의 모습을 결코 닮지 않았다"며 "정장에 넥타이를 입고 자동차 문도 누군가가 열어주는 허례허식과 사소한 의전부터 없애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직접 겪은 서민의 어려움과 노동자의 설움, 여성의 차별을 개선하고 '시민의 삶에 공감하고 그들을 위해 행동할 수 있는' 정치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