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위안잔치""서 트롯 선사 송 춘 희 씨

    83년부터 전국 위문공연… 일주일 내내 봉사
  “제2의 고향 인천 어르신 찾아뵙게 돼 기뻐”

 “어르신이고 군인이고 제 노래를 듣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집에서 쉴 생각은 엄두도 못내요.”
 오는 20일 중구노인지회와 복지회관이 주최하는 `어르신 위안잔치""에서 가슴을 적시는 트롯을 선사할 송춘희씨(66)는 군인, 노인 사이에선 `최고의 가수""로 회자되는 인기가수다.
 일요일은 군부대, 수·금요일은 교도소와 구치소, 양로원과 고아원 등 그의 일주일 계획표는 바늘 하나 꽂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빽빽하다.
 송씨가 위문공연을 통해 그들에게 주는 것은 노래뿐이 아니다. 떡, 과자, 과일 등 그의 양손엔 언제나 사랑이 듬뿍 담긴 음식이 들려 있다. 김상희 오은주 여운계 송해 전원주씨 등 동료 연예인들과 자신이 일하고 있는 백련장학회 후원자들이 함께 준비해준 것들이다.
 “인천 신흥초등학교 6학년까지 다녔기 때문에 고향이나 다름없습니다. 전국을 다 도는데 우리 고향 어르신들에게 인사 한번 안 한다는 게 말이 되나요.” 이번에 인천을 찾게된 것은 초등학교 선배인 김현생 노인복지회관장의 초청에 따른 것이지만, 그의 마음 속엔 늘 인천이 자리하고 있었다고 털어놓는다. 노인을 공경하는 것은 아직까지 미혼인 자신을 바라보는 부모님이 생존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가 연예계에 데뷔한 것은 56년이지만, 가수생활은 63년 작곡가 오민우에게 발탁돼 `삼다도 편지""를 부르면서 시작했다. 노래를 통한 봉사활동을 결심한 것은 76년부터 83년까지의 미국생활을 마치면서부터다. “미국에 있을 때 잠시 유럽에 갔는데 돈을 몽땅 잃어버려 사흘간 굶었던 일이 있었지요. 그때 살려만 주시면 앞으로 좋은 일을 많이 하겠다고 신에게 약속했습니다.” 결국 그는 살아났고 바로 고국에 돌아와 신과의 약속을 지금까지 지키고 있다.
 `수덕사의 여승"" `영산강 처녀"" 등 그가 부른 노래만 1천여곡에 이를 정도로 그는 가요계의 산증인 가운데 한명이다.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때까지 불러야지요.” 노래와 결혼해서인지 나이보다 10년은 더 젊어보이는 송씨. 밤무대는 서지 않는 그는 교도소 양로원 군대 등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 곳이 진정한 자신의 무대”라며 활짝 웃었다. 〈김진국기자〉
freebird@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