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부터 엄격히 '검사'하라

 

▲ 물품대(木목) 위에 사람들(僉첨)의 물건을 올려놓고 검사하는 것이 檢(검)이다. /그림=소헌

 

▲ 전성배 한문학자·민족언어연구원장·'수필처럼 한자' 저자
▲ 전성배 한문학자·민족언어연구원장·'수필처럼 한자' 저자

 

"나는 불의의 어둠을 걷어내는 용기 있는 검사, 힘없고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는 따뜻한 검사, 오로지 진실만을 따라가는 공평한 검사, 스스로에게 더 엄격한 바른 검사로서 처음부터 끝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국민을 섬기고 국가에 봉사할 것을 나의 명예를 걸고 굳게 다짐합니다."('검사선서' 중에서)

검찰(검사)이 정치적으로 중립中立을 지켜야 한다는 것은 다른 공직자와 다르지 않다. 하지만 막강한 권력을 쥐고 있는 그들은 자의自意든 타의他意든 정파의 이해관계에 얽매일 가능성이 많다. 그러므로 검찰이 개입하지 않는 용기를 지니기 위해서는 기소권한이나 수사지휘권 등 직무에 있어 정부권력으로부터 간섭을 받지 않아야 하는 것은 자명하다. 오로지 법法에 따라 일하는 것이 사명이라면, 그렇게 환경을 꾸미려는 것이 바로 '검찰개혁'이라고 단정한다.

검찰본색(檢察本色) 검찰 본디의 빛깔이나 생김새를 뜻하며, 나아가서는 면목面目이나 정체正體를 일컫는다. '검찰에게 맞는 신분으로서 마땅히 의무를 다할 직분'이라는 검찰본분(檢察本分)과 같은 말이다. 선진국들에 비해 몇 배나 많은 권한을 줄이는 것이 개혁의 핵심이다.

▲檢 검 [검사하다 / 조사하다 / 단속하다]
①떼어놓고 보면 외려 낯선 글자인 僉(모두 첨)은 여러 사람들(人+人)이 모두 모여(合합) 있는 모습이다. ②과거에는 상인들(僉)이 성문을 통해 물건을 들여왔다. 그때 그들은 물품대(木목) 위에 물건을 올려놓고 검사檢査를 받아야 했다. ③검사檢事는 범죄를 수사하고 형벌집행을 감독하는 사법관이다. 참고로 직업 뒤에 '事'를 쓰면 급여를 받는 것이다. 판사判事도 마찬가지.

▲察 찰 [살피다 / 조사하다 / 깨끗하다]
①지붕과 지붕이 연결되는 정도의 '큰 집'을 뜻하는 (집 면)을 '갓머리'라고 잘못 가르쳤다. ②더한 것은, 뚜껑으로 막거나 보자기로 씌우는 (덮을 멱)을 (갓머리)의 꼭지가 없다며 '민갓머리'라고 했으니 한심하기 그지없다. ③祭(제사 제)는 제단(示시)에 고기(月·肉육달월)를 손(又우)으로 바치는 의식이다. 示/(보일 시)는 제단 모양으로서 '신神이 보는 것'이고 그 자체로 神이라는 의미가 있다. ④큰집(면)에서 제사(祭제) 준비를 할 때는 항상 빠짐없이 두루 살폈다(察찰). 조상님들을 대할 때 부족함이 없어야 했으니까.

힘이 강하면 그에 따른 부정부패도 크다. 오죽하면 이런 말들이 나왔겠는가? ①견검(犬檢개검) 아부가 특기이며 정권의 밥그릇에 목을 매는 검사. ②깽검(政檢) 정치판에서 시녀 노릇을 하며 깽판치는 검사. ③색검(色檢섹검) SEX 스캔들이나 성접대로 주위가 피곤한 검사. ④떡검(餠檢) 약간의(100억 이하) 금품과 향응을 받는 검사. ⑤뇌검(賂檢물검) 100억 이상 뇌물과 청탁을 받는 검사.

검찰개혁을 부르짖는 촛불이 점점 강렬해지고 있다. 그것을 완성하여 추악한 오명을 벗고 불의와 싸우며, 힘없고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며 민중을 섬기는 처음으로 돌아오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