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주가 관리를 잘해서 구제역도 피해 간 농가인데 너무 안타깝네요."

24일 오후 3시쯤 인천 강화군 송해면 신당리 한 양돈농가 앞에 바리케이드가 쳐졌다. 바리케이드에는 '이곳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의사환축 발생농장으로 사람·차량의 출입을 금지합니다'라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었다.


농가 주변에서는 산업시설 기계 소리만 들릴 뿐 가축 울음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농가 앞에는 하얀 방역복을 입은 경찰들이 외부인의 출입을 막았다.

방역당국은 강화군 농가 돼지들의 채혈을 검사한 결과 신당리 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판정이 나왔다고 24일 밝혔다. 이로써 강화군은 파주와 연천, 김포에 이어 4번째 ASF 확진 지역이 됐다.

강화군 농장주들은 물론 주민들 역시 충격에 빠졌다. 마을 주민들은 400마리 돼지를 키우던 이 농장주가 그간 철저한 방역으로 구제역도 피해 갔었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마을 주민 유운환(61)씨는 "같은 마을 주민으로서 음성이 나오길 바라며 기도만 할 뿐"이라며 "농가 주인이 애정을 갖고 관리를 잘하다 보니 그동안 구제역도 안 걸리고 30년 넘게 잘 지냈다. 이 농가에 이런 일이 생길지 꿈에도 몰랐다"고 말했다.

강화군에서 돼지 농가를 운영하는 A씨는 "40년 동안 돼지 농가를 운영했는데 이번이 절체절명의 위기다"며 "구제역은 백신이라도 있지만 이건 백신도 없어 확진 판정이 나오면 사업을 접어야 한다"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인천지역에는 총 45개 양돈농가가 있으며 이 중 35개 농가가 강화군에 집중돼 있다. 돼지 수로는 전체 4만3108두 중 3만8001두가 해당된다.

시 관계자는 "현재 가축방역관이 현장에서 추가적으로 돼지들을 조사하고 있는 중이다. 해당 농가에서 반경 3㎞ 내 다른 돼지 농가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창욱·이아진 기자 chuk@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