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가 지난 20일 개막했다. 오는 27일까지 파주와 고양 일대에서 46개국에서 출품된 총 152편의 다큐멘터리를 상영한다. 유럽을 대표하는 다큐멘터리 감독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사운드 디자이너 등 해외 거장 감독들의 최신작도 만날 수 있다. 이번 영화제에서 '세계의 다큐멘터리'를 즐겨보자. 24일부터 27일까지 상영되는 다큐멘터리 영화와 감독들을 소개한다.

▲ 헬레나 트레슈티코바 감독.
▲ 헬레나 트레슈티코바 감독.

 

#헬레나 트레슈티코바(Helena Trestikova) 감독의 '말로리의 수난'(Mallory, 2015)

말로리에게 삶은 고통이다. 아들을 출산한 뒤 마약에서 벗어나고자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말로리는 어두운 과거를 뒤로 하고 사회 밑바닥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도우며 살고 싶어한다. 한 인물을 오랫동안 따라가는 작업으로 유명한 헬레나 트레슈티코바 감독이 말로리를 13년 동안 카메라에 담아냈다.
50여 편의 다큐멘터리를 연출하고, 현재도 왕성하게 활동 중인 체코와 유럽 대표 다큐멘터리 감독인 헬레나 감독은 한 인간을 오랜 시간에 걸쳐 관찰하는 타임 랩스 다큐멘터리 양식을 개척한 독창적인 작가다. 그는 지난해 암스테르담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회고전을 열기도 했다. 이번 영화제에서 '말로리의 수난'을 비롯해 칸 영화제에서 공개한 밀로스포만 감독에 대한 다큐멘터리인 '포만 vs 포만'과 한 부부를 35년 동안 따라가며 기록한 '결혼이야기' 등을 국내에 처음 공개했다.
-상영일정: 9월24일 오전 11시 메가박스 일산벨라시타 더부티크 102호

▲ 밋지 코스틴 감독.
▲ 밋지 코스틴 감독.

 

#밋지 코스틴(Midge COSTIN) 감독의 '메이킹 웨이브 : 영화 사운드의 예술'(Making Waves : The Art of Cinematic Sound, 2019)

할리우드 영화장면과 주요 감독들의 인터뷰를 통해 영화 사운드가 지닌 힘을 잘 보여주는 영화다. 지상의 소리, 영화사운드의 미학과 예술, 역사를 오가며 창의적인 사운드 디자이너의 세계로 관객들을 안내하는 영화사운드 개론서다.
'아마게돈', '더록', '브로큰 애로우' 등 우리에게 익숙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의 사운드 디자인을 담당했던 밋지 코스틴이 연출했다. 미국 USC대학교에서 20년 넘게 사운드를 가르쳐온 교수이기도 한 밋지 코스틴은 할리우드를 빛낸 거장들의 인터뷰와 사운드에 있어서 최고의 명장면을 통해 관객들을 영화사운드의 신세계로 안내한다.
-상영일정: 9월24일 오후 4시30분 메가박스 일산벨라시타 더부티크 102호(GV)

▲ 장양 감독.
▲ 장양 감독.

 

#장양(Zhang Yang) 감독의 '다리시의 사운드스케이프'(The Sound of Dali, 2019)

중국 다리(Dali, 大理)시는 사계절 내내 동식물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경관과 자연의 교향악이 펼쳐지는 곳이다. 이곳 사람들은 환상적인 자연의 리듬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간다. 자연의 인간과 노동이 만나 빚어내는 하모니와 소리의 향연을 담아낸 장양 감독의 신작이다.
장양 감독은 '영혼의 순례길(Paths of the Soul)'로 한국 관객에게도 잘 알려진 중국 다큐멘터리 대표 감독이다. 최근 중국 다리시를 배경으로 연작을 제작 중인 그의 최근 신작을 만날 수 있는 기회다.
-상영일정 : 9월25일 오후 5시27분 메가박스 백석 3관(토크)

▲ 하센 페르하니 감독.
▲ 하센 페르하니 감독.

 

#하센 페르하니(Hassen FERHANI) 감독의 '143 사하라 스트리트'(143 Sahara Street, 2019)

사하라 사막 가운데 홀로 선 작은 가게. 그 곳엔 커피나 담배를 사고 잠시 머무르는 사람들, 사막을 지나가는 트럭운전사, 그리고 방황하는 영혼들을 반기는 한 여인이 있다. 스치듯 지나가는 사람들과의 찰나 같은 교감의 순간들을 꿈처럼 담아낸 한 여인과 공간에 대해 기록했다.
알제리 출신의 하센 페르하니 감독은 '143 사하라 스트리트'로 올해 로카르노국제영화제에서 신인 감독상(Best Emerging Director)을 수상하며 미래의 거장으로 성장하고 있다. 'Roundabout in My Head'로 재능을 알린 하센 감독은 극영화와 다큐멘터리 경계를 오가며 주목을 받아왔다.
-상영일정 : 9월25일 오후 7시30분 메가박스 백석 3관(GV)

▲ 논타왓 눔벤차폴 감독.
▲ 논타왓 눔벤차폴 감독.

 

#논타왓 눔벤차폴(Nontawat NUMBENCHAPOL) 감독의 '소년병 : 영토 없는 국가'(Soil Without Land, 2019)

미얀마와 태국 국경지역 완충지역에서 가족과 함께 사는 샨족 청년 자이는 샨족 군인으로 병역의무를 수행해야 한다. 하지만 어머니가 죽은 후 어린 형제들을 남겨둔 채 군대에 가는 것이 내키지 않는다. 지도에 없는 영토에 새겨진 역사와 그곳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담아냈다. 차세대 아시아 대표감독으로 주목받고 있는 논타왓 눔벤차폴은 올해 공개한 '소년병: 영토 없는 국가'를 통해 '조미아' 지역이라 불리는 태국과 미얀마 국경지대에 자리한 '샨주'(Shan State) 사람들 이야기를 다뤘다.
-상영일정 : 9월25일 오후 2시 메가박스 백석 컴포트 6관(GV)

▲ 아부자르 아미니 감독.
▲ 아부자르 아미니 감독.

 


#아부자르 아미니(Aboozar AMINI) 감독의 '카불, 바람에 흔들리는 도시'(Kabul, City in the Wind, 2018)

여전히 혼란스런 도시 카불에서 버스를 운전하는 아바스는 테러리스트의 공격을 받을까 늘 조마조마하다. 군인신분이던 아버지가 위협을 피해 이란으로 떠나면서 동생 벤자민과 집안의 가장역할을 맡아야 한다. 카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활동하는 아부자르 아미니는 최근 가장 주목받는 아시아 신인감독이다. 그의 '카불, 바람에 흔들리는 도시'는 제작단계에서부터 주목을 받으며 한국 DMZ제작지원펀드를 비롯한 다수 해외 영화제작펀드의 지원을 받았다. 작품 완성과 동시에 세계 최대 규모의 다큐멘터리영화제인 암스테르담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개막작으로도 선정돼 화제를 모았다.
-상영일정 : 9월26일 오후 1시30분 메가박스 백석 3관

/안상아기자 asa88@incheonilbo.com

/사진제공=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