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서 전 송도중학교 교장

 

'독서는 마음의 양식이다', '독서는 권태로운 시간을 환희의 시간으로 바꾸는 일이다', '독서는 정신적으로 충실한 사람을 만든다' 등의 격언에서 보듯이 독서는 지식과 정서 함양에 도움이 되는 교육의 중요한 수단으로 인식되어 왔다.
독서는 사람의 경험을 확대시키고 내면적인 사고를 깊게 하며 정보를 수집하고 여가를 선용하는 등 인간 형성에 절대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인간이 지식을 독서에서 구하고 생각하는 것 또한 독서에서 배우며 독서와 더불어 생각하게 될 때 비로소 사물에 대한 이해와 비판이 빠른 폭넓은 인간으로 성장하게 된다. 바람직하고 올바른 독서가 자녀들이 주도적으로 목표를 세워 학습하고 그 결과를 평가하는 과정을 통해 창의력과 문제 해결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TV, 비디오, 컴퓨터 등의 통신 영상 및 통신 매체의 보급 확대로 읽고 쓰는 문화가 쇠퇴해 가고 있다.

또한 학교에서도 독서 교육이 극히 형식적으로 행해지고 있어 자녀들의 독서 능력은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장차 성인이 돼서도 독서를 기피하는 현상으로 나타날 우려가 크다.
따라서 자녀들이 올바른 독서 태도와 습관을 형성하고, 독서 방법과 기술 습득으로부터 건전한 독서를 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어릴 때부터 계획적이고 의도적인 독서 지도가 요구된다. 청소년 시절에 독서 능력을 정착시킬 수 있는 독서 환경 조성과 함께 청소년들로 하여금 바른 독서 습관을 형성하기 위한 자기주도적 독서 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하겠다.

그래서 21세기의 자녀 교육은 어떻게 혁신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은 다양성을 추구하는 정보화, 지식화의 미래지향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필요하다. 그동안 입시 위주의 교육이나 지식 전달 위주의 교육에서는 이러한 미래 지향적 욕구에 대처할 수 없었다. 이젠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서 '어떻게 배우게 할 것인가'의 문제에 착안해야 한다. 이에 대한 해결 답안을 독서 교육에서 찾을 수 있다.
즉, 결과 중시의 교육에서 탈피하여 과정 중시의 교육으로 바꾸어 새로운 교육 여건을 선도하기 위한 작업을 독서 교육에서 찾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독서 교육 활동이 핵심적인 교육 활동의 하나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독서 지도가 이뤄져 자녀들로 하여금 독서 습관을 내면화시켜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욕구에 부응할 수 없었던 것이 그동안 독서 지도의 한계였다.

자녀 독서 교육은 양적 성장 위주에서 질적 성장을 도모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독서 경험을 교과 학습 시간을 비롯한 기타 활동을 통하여 재생산해 독서 자체로만 머물게 했던 지금까지의 방법을 탈피할 수 있어야 하겠다. 자녀 개개인의 독서 경험으로 끝나지 않고 교과 학습 시간이나 계발 활동 시간, 재량 활동 시간 등의 독서 활동 시간을 통해 개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재생산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관심 속에서 지도해야 한다.
지금까지 인터넷, 비디오, TV 등의 매체에 거의 파묻혀 생활하는 오늘날의 자녀들을 대상으로 하는 독서지도 방법론이 빈약하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무엇을 읽느냐와 함께 어떤 책을 어떻게 읽게 하느냐 하는 실제 적용시킬 수 있는 독서지도 방법론이 미약한 현실이다. 상상과 사고를 바탕으로 책을 읽어서 내 삶의 현실과 연관해 내면화시켜 자녀 스스로가 자신의 삶의 질과 가치관을 높일 수 있도록 적극 도와줘야 한다.

독서 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된 독서지도 사례를 적극 활용해 일반화시키는 데 앞장서야 하겠다.
소수를 제외한 대부분의 자녀들은 독서라 하면 부정적인 인식에서 한걸음도 움직이려 하지 않고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우리 모두는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함은 물론이요, 나아가 가정에서의 독서 교육을 직접 담당하고 있는 부모들은 지속적으로 자녀 중심의 다양한 독서 활동을 연구하고 지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런 활동을 통해 자녀들은 생각한 것 이상으로 훨씬 빠르게 지적인 성숙을 할 수 있다. 독서 교육은 하루 아침에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 부모들이 각별한 애정과 관심을 갖고 꾸준히 지켜봐주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