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도·도교육청 등 움직임
관행·관습·문화 남아있거나
아베에 절하는 토착왜구 있어
정신·사상적 쇄신 이뤄져야
일본 아베정권의 경제침략에 경기도 내 곳곳에서 친일 잔재 청산 요구가 봇물을 이루는 등 어느 때보다 뜨거운 광복절을 맞았다. ▶관련기사 2·3·18·19면
특히 일본강점기때부터 한국의 열등함을 내면화한 극우세력 추종자 '토착왜구'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이번 만큼은 친일 잔재를 청산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본인 학자들이 수십년간 근대적 방법으로 구축해 놓은 역사상은 이미 관행, 관습, 문화, 제도로 굳게 뿌리내린 상태였다. 또 대다수 엘리트 집단은 식민지 시대의 자의식에 아무런 문제를 느끼지 못했다. 정부 수립 이후에도 조선총독부 청사가 정부 중앙청사로, 조선총독 관저가 대통령 관저로 쓰였다.
조선어 말살정책의 영향은 무척 오래갔다. 광복 직후에는 한글을 새로 배워야 하는 시민, 특히 지식인이 많았다. 그들에게는 한글보다 일본어 가나가 훨씬 더 익숙했다. 또 수많은 사물과 개념들이 일본어였다.
1970년대 중반 이후 일상 언어생활에서 벤토, 와리바시, 즈봉, 도쿠리 같은 단어들이 사라졌고 학생들이 학교에서 '식민지 민족의 자기모멸'을 배우지 않게 됐다. 4·19 이후 민주주의에 대한 고민이 '주권자 공동체'에 대한 인식으로 이어진 영향이다.
그러나 광복 이후 74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친일 잔재 청산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지금의 한국은 독립국가 국민과 식민지 주민으로 갈라졌다.
식민지 주민인 토착왜구는 대한제국의 무능과 일본의 위대함을 부르짖던 그 목소리 그대로다. 토착왜구에게 세뇌되고 선동당한 일부 극우세력은 2차세계대전 당시의 일본을 복원하려는 아베 총리에게 사죄의 절을 올리는 광경을 연출하기도 한다.
이들은 일본이 아직도 진정한 의미의 근대화를 이루지 못한 정치 후진국이라는 사실을 부정한다.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찬사를 보낼 정도로 민주 정치 역량을 가졌고, 경제도 비할 바 없이 성장했다. 민주주의와 맞지 않는 아베 정권이 버젓이 통치하는 현재의 일본과 대비된다. 우리는 인권과 인간존엄 그리고 자유와 평등을 성장시켜나가는 과정 즉 민주화 과정을 성공적으로 이루고 '문재인 촛불 정부'에 살고 있다.
이때문에 시민들은 이번 경제침략에도 '반일감정을 조장하는 조직적, 감정적 대응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스스로 자각할 정도다. 지자체가 'NO재팬' 깃발과 배너를 내걸었다가 시민 비판에 직면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 일본제품을 알리는 '노노재팬'과 국산 대체 상품을 소개하는 '오케이 코리아' 같은 사이트들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었고 '애국템(애국+아이템)' 구매 열풍이 부는 것 또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불매·국산품 사용 운동의 단면을 보여준다.
늦었지만 정부도 생활 속 깊이 뿌리박힌 친일 잔재를 청산하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경기도가 올해 생활 속 깊이 뿌리박힌 친일문화 청산을 위해 지역 내 유무형 문화유산으로 대상으로 친일잔재 전수조사를 진행한다.
경기도교육청도 학교와 시·군 교육지원청 등을 대상으로 '학교생활 속 일제 잔재 발굴을 위한 조사'를 했다. 바로 잡아야 할 교육용어 및 일본식 한자어, 일제 강점기 일본인 교장 사진, 친일 행위자가 작사·작곡한 교가, 일제 식민교육 관련 교훈이나 교목 등이 모두 포함됐다.
도내 시군들도 일본식 한자어 정비, 친일 시비 철거, 친일파 작곡가가 만든 시가 사용 중단 등 친일 청산 운동에 돌입했다.
이제 우리는 이같은 집단지성의 힘과 정부의 의지를 합쳐 '제2의 독립'을 이뤄내야 한다. 1945년 8월15일 '제1의 독립'으로 정치적 식민 지배가 끝났다면, 이제는 '제2의 독립'으로 정신·사상적 식민 지배를 끝내야 한다. /최남춘 기자 baikal@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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