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사용하기 좋은데다
단말기 없는 전통시장 고려
3개월 만에 10억 매진 임박
▲ 허인환 동구청장이 30일 동구 금창동경로당을 찾아 어르신들에게 동구사랑 상품권 사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전국 각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카드형식의 전자 지역화폐를 내놓고 있는 가운데 인천 동구가 종이로 발행한 동구사랑상품권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주목받고 있다.
동구가 고령인구 비율이 높은 지역 특성을 고려해 인천e음처럼 카드가 아닌 종이화폐를 선택한 것이 인기 원인으로 꼽힌다.

동구는 지류형태의 지역화폐인 동구사랑상품권 1만원권을 5억원치 긴급 발행하기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상품권 발행 3개월 만에 발행액 10억 중 약 9억9000만원이 팔렸기 때문이다. 현재 상품권 7억8000만원이 구로 회수된 상태며, 나머지 2억1000만원은 지역에서 유통되고 있다. 회수된 상품권은 구가 자체 폐기한다.

동구의 경우 65세 이상 어르신들이 전체 인구에 차지하는 비율은 약 21.5%로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상태다. 이런 점을 고려해 구는 전자화폐 대신 지류 화폐를 선택했다. 어르신들의 경우 카드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데다 카드 단말기가 설치되지 않은 전통시장이 많은 지역 특성을 감안한 결과다.

동구사랑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 수는 813곳으로 식당과 시장에서는 결제가 가능하고, 학원 등 타 업종으로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지역화폐 덕에 전통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동구 현대 시장에서 과일가게를 하는 강모(51)씨는 "처음 상품권이 발행되고 나서 시장에 오는 사람 대부분이 상품권으로 결제를 했다. 또 상품권 사용을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로 시장이 북적거렸다"고 전했다.

이날 시장에서 만난 김태헌(71)씨는 "종이가 손에 익숙하다 보니 카드보다 상품권에 손이 간다"며 "특히 동구에는 대형 마트보다는 작은 시장들이 많아 상품권을 자연스레 쓰게 된다"고 말했다.

상품권을 구매하기 위해 지역 신협과 새마을금고를 찾았지만 빈손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희망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재고가 없어서 은행 앞에 품절 표시를 해놨다. 다른 금고들도 비슷한 사정이라고 들었다"며 "온누리 상품권은 5% 할인이고, 동구사랑상품권 6% 할인이 되다 보니 아무래도 할인을 많이 해주는 지역 상품권을 찾는다"고 말했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