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무더위 피하는 쉼터
소소한 용돈 벌어가는 일터
▲ 만석동 쪽방촌 돕는 '희망키움터' 영상
▲ 만석동 쪽방촌 돕는 '희망키움터' 영상

지난 26일 오후 인천시 동구 만석동 괭이부리마을. 인천에서 가장 오래된 쪽방촌을 품고 있는 이 동네는 새벽까지 세차게 퍼붓던 비가 그치자 한산한 모습을 드러냈다.

동네 어귀엔 지난 2013년 동구가 건립한 '희망키움터'가 둥지를 틀고 있다. ㈔내일을여는집 산하 인천쪽방상담소가 수탁운영 중인 희망키움터 문을 열고 들어서자 주민들이 저마다 자리를 잡고 앉아 바쁜 손놀림을 하고 있다. 어르신 10여명이 볼펜을 만들며 얼굴에 미소를 띤 채 작업에 열중이다.

인천쪽방상담소는 작은 부업거리를 알선한다. 주민들은 자신이 편리한 시간대에 공동작업장에 출근해 작업에 참여한다, 여기서 나온 수익금은 비록 적은 액수이지만 짭짤한 용돈이 된다. 시원한 실내에서 한여름 무더위도 피할 수 있어 동네쉼터 구실을 톡톡히 해낸다.

이경성 할아버지는 "홀로 살지만 주민등록상 자식이 있어 생계급여를 받을 수 없는 나 같은 노인에게 주민공동작업장은 생명줄과도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이어 "오전 9시~오후 10시 온종일 시원한 곳에서 점심·저녁 두 끼 식사도 해결할 수 있어 많은 노인들이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괭이부리마을엔 희망키움터를 이용하고 싶지만 신체적·심리적 이유로 시설 이용에 곤란을 겪는 쪽방촌 주민들도 적지않다. 쪽방상담소 직원들이 이런 가정을 직접 방문해 건강을 살피고 도움 줄 일을 찾는다.

관공서와 쪽방상담소의 지원으로 지난해부턴 쪽방촌 어르신들에게 소형 냉장고나 선풍기를 보급하는 지원사업도 활발히 펼쳐지고 있다. 박종숙 인천쪽방상담소장은 "여러 기관단체의 후원을 통해 전기요금 지원과 어르신 눈 시술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동구 관내 쪽방촌 거주자는 227세대 311명. 이 중 65살 이상 어르신은 134명, 생계급여 수급자는 103명, 장애인은 35명가량 된다.

박형호 동구 복지정책과장은 "더위가 시작되기 전 현장방문을 통해 쪽방촌 주민들에게 가장 시급하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수요조사를 벌인 결과를 토대로 지원계획을 세웠다"며 "모든 세대에 선풍기를 지급했고 일부 세대엔 냉풍기 50대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용훈 인천일보TV 기자 yonghoon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