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아시아태평양 평화 번영 국제대회]
▲ 25일 필리핀 마닐라 콘래드호텔에서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경기도와 아태평화교류협회가 주최하는 '2019 아시아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와 관련해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 부지사는 이 자리에서 "이번 대회 의제는 한일관계 이슈, 일제 식민지 지배에 대한 사과, 강제징용 동원 노동자에 대한 배상, 성노예 피해자 해법 등에 국한해 집중하기로 북측과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사진제공=경기도

"남북교착 국면 등 어려운 상황일수록 시민단체, 지방자치단체 영역의 교류를 더욱 활성화해야 한다."
'2019 아시아태평양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 참가한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본 행사 개최를 하루 앞둔 25일 오전 11시(필리핀 현지 시각) 마닐라 콘래드 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민간차원의 남북 교류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부지사는 "남북교착국면에서도 민간이나 지자체 차원에서 남과 북이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쟁의 상흔을 치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동안 도가 추진해온 비무장지대(DMZ) 평화공원 조성, 개성 왕래 재개 여부 의제 등은 이번 논의 대상에 포함돼 어느 정도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 부지사는 이번 대회를 통해 남북 교류 협력에 관한 보다 진전된 내용의 협의를 끌어내고자 했던 만큼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토로했다.

도는 이번 대회에 경제통으로 알려진 박명철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부위원장이 북측대표단에 합류해 북측과의 교류 협력사업이 문화, 체육 분야 등을 넘어 경제 분야로까지 확대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 부지사는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과 아침 식사를 했는데 북한의 단기 미사일 발사, 최근의 한일관계 등 여러 가지 예민한 상황을 의식해서인지 리 부위원장이 이번 대회 의제는 한일관계 이슈 문제에 집중하자고 해 그렇게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부지사는 "북미 관계나 남북관계 등 총 노선에 너무 집중해 민간교류 등이 중단되는 것은 동맥과 정맥은 연결됐는데 모세혈관에 '경화증'이 오는 것과 같다"라며 "시민사회와 지방자치단체의 전략적인 태도가 있다면 되돌아가지 않을 수도 있다"라며 남북 교착국면에도 민간차원의 교류는 계속돼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민간차원의 교류 활성화 방안으로 '지적 교류'를 보다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직접적인 물적 교류가 어려운 상황이라면 남북이 지식을 공유하는 '지적 교류'를 통해 지속해서 대화를 이어나가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지적 교류는 경기도 평화통일자문위원회에서 권고한 사안이라며 4차산업 문제 등에 대한 토론회 등을 예로 들었다.

이 부지사는 "(유엔 안보리 제재 하에서) 물적 교류는 어려워도, 지적 교류는 할 수 있지 않은가"라며 "남북이 머리를 맞대고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고민하는 것은 괜찮은 아이템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또 "도내 31개 시군과 도가 협력하는 등 공공외교 분야가 남북관계의 모델"이라면서 "도도 31개 시군이 참여할 계기를 만들고 있다. 이번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배구대회도 도에서 의도적으로 화성시와 수원시와 접촉해 참여토록 했다. 앞으로도 지속해서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성과를 위해서는 아시다시피 정세가 바뀌어야 한다"고 전제하면서도 "중앙정부와 협의가 잘 돼서 전면적인 교류가 활성화되면 경기도가 할 수 있는, 선제적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이 준비돼 있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특히 이 부지사는 차기 대회 개최 여부에 대해서는 "북한에서 하면 좋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리 부위원장과 함께 한 아침 식사 자리에 대한 분위기도 전했다.

이 부지사는 "리 부위원장이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잘됐으면 좋겠다'며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안부를 물었고, 1차 대회 때 만났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부도 물었다"고 했다.
이 부지사는 "남북교류 협력을 논의할 때는 남북, 북미, 국제 정세의 영향을 받다 보니 늘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구체적인 성과가 없지 않냐는 지적도 있지만, 앞으로도 일본의 진정한 사과와 적절한 배상, 평화로운 교류 협력이 진행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질 때까지 이 대회를 꾸준히 개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남춘 기자 baikal@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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