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판알 튕겨가며 남김없이 털어내다

 

▲ 대나무(竹죽)로 만든 주판(目)을 두 손으로 튕기며 셈하고(算산) 계산한다. /그림=소헌

 

1867년 메이지유신(明治維新)을 통하여 근대적 통일국가를 형성한 일제는 자본주의를 품은 제국주의 국가가 되어 침략적 야욕으로 동아시아에서 무력을 행사한다. 청나라(1894년)와 러시아(1904년)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일본 제국주의는 1907년 헤이그 특사를 빌미로 고종을 강제로 퇴위시키고 '제2차 을사조약'이라 불리는 '한일신협약'을 강압적으로 체결한다. 하지만 이는 국제법적으로 유효하지 않음을 기억하자.

1907년 8월1일 군대해산이 실시되자 인민들은 거센 반발과 저항으로 항일투쟁을 일으켰으나 정부로서는 이미 '정권의 종말'이었다. 1908년 1월부터 각부 차관은 일본인이 차지하였고, 1909년 7월 사법 및 감옥사무가 넘어갔다. 1910년 6월에는 경찰업무가 일본에 위임되어 한일합병 최후작업이 마무리 되었다. 급기야 그해 8월29일 '조선의 목'이 떨어지게 된다. 아! 경술국치(國恥)여.

친일청산(親日淸算) 일제와 결탁하여 그들의 침략정책을 추종하는 반민족 세력을 깨끗이 씻어 버리다. 이러한 친일 쓰레기(잔재殘滓) 청산 없이는 갈등해소와 남북통일을 기대할 수 없다.

淸 청 [맑다 / 깨끗하다 / 끝장내다]
1靑(푸를 청)은 主(生생략형)와 (井우물 정)이 합쳐졌다. 우물물이 마르지 않고 맑게 솟아난다. 2靑의 속자는 이다. 月(肉육달월)은 마디가 있는 푸른 대나무 줄기로 보기도 하고 젊은 사람의 몸을 뜻하기도 한다. 세상의 주인(主주)은 젊은이(月월)다. 3靑보다 ''을 정자로 하자. 실제 쓰기가 편해서 더 많이 사용한다. 円(엔)은 일본 화폐단위로 쓰는 글자이니, '靑은 돈(円)만 밝히는 젊은이(主)'라고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4淸은 푸르고(靑) 맑은 물(수)이다.

▲ /전성배 한문학자·민족언어연구원장·'수필처럼 한자' 저자
▲ /전성배 한문학자·민족언어연구원장·'수필처럼 한자' 저자

 

算 산 [셈하다 / 계산하다]
1竹(대 죽)은 대나무 잎이 늘어진 모양에서 왔으며, 부수로 쓸 때에는 길이가 짧아진다. 2算(산)은 주판을 본떴다. 대나무(竹)로 만든 주판(目)을 한 손으로 잡고 한 손으로 튕기는(두 손으로 받들 공) 모습이다.

2012년 12월 일본 자유민주당 총재 '아베 신조'는 제2차 내각총리대신 탈환에 성공한다. 다음해 11월 그는 우리에게 망언妄言을 서슴지 않았다. "중국은 아직 이성적인 외교 게임이 가능한 국가지만, 한국은 단지 어리석은 국가다." (출처 : 일본 주간문춘)

해당 잡지는 '일본이 한국 기업이나 경제에 대한 지원과 협력을 끊으면 삼성도 하루 만에 무너질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단순히 "버르장머리 없는 놈!" 이라고 무시하고 말 수는 없다.

강제징용에 대한 대법원 배상판결에 대응하여 일본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겠다는 등 수출규제를 통한 경제보복을 앞세웠다. 이에 일본상품 불매不買운동과 여행 자제로 온 민중이 힘을 모으고 있다. 위기危機가 호기好機다. 먼저 일본식 용어부터 버려야 한다. '쓰레빠'를 내던지고 '빤쓰'를 벗어야 진정한 친일청산親日淸算이다.

/전성배 한문학자·민족언어연구원장·'수필처럼 한자'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