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터도 아직 적색 물들어
피부·내과·안과질환 호소
환경부와 인천시가 '붉은 수돗물(적수)' 정상화를 선언해 논란인 가운데 영종지역 주민들이 체감하는 수질 변화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여전히 적수로 인한 피해와 후유증을 호소하며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영종 주민 수돗물 대책위원회는 지난 5~9일 주민 317명을 대상으로 '수질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50% 이상이 수질에 변함이 없는 것으로 답했다고 10일 밝혔다. 실제 수질 관련 질문에 62.1%(197명)가 '탁도가 흐리다'는 답을 택했고 45.4%(144명)는 '물에서 나는 냄새 정도가 더 심해졌다'고 했다.
주민들이 사용하는 필터에도 아직까지 적수의 흔적이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필터가 붉게 변하는 지 묻는 질문에 51.1%(162명)는 변함없다고 답했다. 이물질 발생 여부에 대해 '변함없다'를 택한 응답자는 47.3%(150명), '더 나빠졌다'를 택한 경우가 22.7%(72명)였다.
피부나 내과, 안과질환을 앓는 주민들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피부질환 응답자는 37.2%(118명)이며 내과질환 응답자는 30.6%(97명), 안과질환은 29.7%(94명)로 조사됐다.
생수 사용량은 더욱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응답자 절반 이상인 55.8%(177명)가 생수를 더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고 '변함없다' 34.4%(109명), '덜 사용한다' 5.7%(18명) 순이었다.
수돗물 대책위는 최근 민관 대책위 회의에서 시에 이 같은 조사 결과를 구두로 전달했지만 "대책을 더 강구해보겠다"는 답변만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민관 대책위와 협력해 조만간 주민들을 대상으로 2차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구체적인 실태 파악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김복희 영종 주민 수돗물 대책위원장은 "지금까지도 화장실에 갈색 물때가 껴 생수로 아이들을 씻기고 밥도 제대로 못해먹는 상황"이라며 "주민들은 피해 보상을 떠나서 하루빨리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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