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지 말고 기부 합시다"
수원 시민들 캠페인 발상
환경보호·나눔 일거양득

수원에서 한 시민이 고장 난 장난감을 자원봉사센터에 기부했다.

센터는 기부 받은 폐장난감을 분해해 알록달록 색깔별로 분류해 한 공간에 뒀다.

며칠 뒤 초교생 수십 명이 센터를 찾았다.

학생들은 분류한 장난감 조각을 이리저리 갖다 붙여보기도 하고, 다시 부수기를 반복했다.

5시간이 흘렀다.

쓸모없던 장난감 조각은 어린 학생들의 고사리 같은 손에서 하나의 '새로운 장난감'으로 재탄생했다.

수원시민들의 발상으로 시작한 캠페인은 이젠 지역 '환경보호'로 진화했다.

4일 수원자원봉사센터에 따르면 대한민국 1인당 플라스틱 배출량은 연간 132t이다.

이중 플라스틱 장난감이 6t가량을 차지한다.

수원시 인구가 120만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해 720만t 규모의장난감이 버려지는 셈이다.

이에 센터와 시민들은 수 많은 고민 끝에 해결 방안을 찾았다.

폐장난감을 버리지 말고 기부해 아이들의 창작활동에 쓰일 수 있도록 캠페인을 진행하자는 것이다.

센터는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이 소식을 들은 시민들의 기부행렬이 이어졌다.

1달여간 폐장난감 131개가 모였다.

센터에서 폐장난감을 플라스틱, 건전지, 전선 등 소재별로 분류했고, 학생들의 장난감 제작 재료로 쓰였다.

아무것도 아닌 장난감들은 어린 학생들의 '숨'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그렇게 태어난 장난감들은 '나무 위에 있는 파란 나무집', '바다를 활주하는 거북이', '코가 큰 호주사람' 등으로 불렸다.

새로운 작품으로 변신 한 것이다.

센터는 올해 4월부터 이 캠페인을 정식 프로그램으로 선정해 운영하고 있다.

캠페인 이름도 '지구를 살리는 착한 행동, 장난감 재탄생'이다.

올해에만 총 4회 진행됐으며, 폐장난감 346개가 모여 161개가 재활용 됐다.

수원시자원봉사센터 관계자는 "버려지는 장난감을 기부하는 과정을 통해 시민들의 나눔 문화가 확산하는 장점이 있다"며 "특히 아이들에게 환경보호 중요성을 알릴 수 있고,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라고 밝혔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