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다 같은 두 아재의 특별한 '인천 공조'
▲ 한때 동료였지만 결국 경찰에서 쫓겨나게 된 원인제공자인 양 형사와 신경전을 벌인 뒤 차에서 내려 먼 곳을 바라보며 복수를 다짐하는 필재의 모습은 인천 서구 원창동 공장지대 도로에서 촬영됐다.
▲ 한때 동료였지만 결국 경찰에서 쫓겨나게 된 원인제공자인 양 형사와 신경전을 벌인 뒤 차에서 내려 먼 곳을 바라보며 복수를 다짐하는 필재의 모습은 인천 서구 원창동 공장지대 도로에서 촬영됐다.
▲ 필재가 변호사 판수와 함께 순태의 편지를 읽는 장면은 인천 중구의 중국음식점 '신성루'에서 찍었다.
▲ 필재가 변호사 판수와 함께 순태의 편지를 읽는 장면은 인천 중구의 중국음식점 '신성루'에서 찍었다.
▲ 경찰에서 쫓겨난 뒤 막일을 하던 필재가 낡은 선박에서 컵라면을 먹고 있을 때 변호사 판수가 사무실에서 같이 일하자고 제의하는 장면은 인천 연안부두에서 촬영됐다.
▲ 경찰에서 쫓겨난 뒤 막일을 하던 필재가 낡은 선박에서 컵라면을 먹고 있을 때 변호사 판수가 사무실에서 같이 일하자고 제의하는 장면은 인천 연안부두에서 촬영됐다.

 

 

부산 영남제분 여대생 청부 살인사건
대해제철 며느리 사건으로 바꾼 영화
지역배경으로 갑질 향한 반격 그려내

변호사 판수, 경찰에서 쫓겨난 필재에
사무장 자리 제안하는 곳은 연안부두

누명 쓴 사형수 '순태의 편지'를 읽고
거대한 배후 세력이 있음을 직감하는
장소는 중구 위치한 중식당서 촬영돼






인천의 경제계는 물론, 정치권과 법조계를 지배하는 대기업 '대해제철'의 며느리가 살해되고 택시기사 '순태(김상호)'가 며느리를 마지막에 태워줬다는 이유만으로 범인으로 몰려 사형수가 된다.

한때 모범 경찰로 신문에 날 정도로 유명했던 '필재(김명민)'는 지금은 뛰어난 실력으로 사건수임이 끊이지 않는 '신이 내린 브로커'로 통하는 변호사 사무실의 사무장이다.

'필재'는 우연히 '사형수의 편지'를 읽게 되고 '대해제철 며느리 살인사건'의 이면에 비밀이 있음을 직감하고 재벌가의 만행을 밝히기 위한 '특별수사'를 시작한다.

변호사 '판수(성동일)'는 자신이 운영하는 사무실의 사무장 '필재'를 모시는 변호사다.

'대해제철 며느리 살인사건'을 파헤치려는 '필재'를 만류하면서도 그 누구보다 '필재'의 '사이다 도우미'로 나선다.

영화는 사회적 공분을 산 '영남제분 여대생 청부 살인사건'을 모티프로 삼아 눈길을 끈다.

2002년 영남제분 회장부인 윤길자가 자신의 사위와 불륜관계일 것이라는 과대망상에 22세 이종사촌 여대생을 청부살인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대해제철이라는 거대한 권력을 쥔 '사모님(김영애)'과 '며느리 살인사건'이라는 한 가지 사건을 두고 숨막히는 대결을 펼친다.

권력과 돈으로 살인까지 덮어버린 재벌의 만행을 밝히기 위해 목숨을 걸고 집요한 성격으로 파고드는 '필재'와 '사모님'의 대결은 '갑'대 '을', 사회적 약자와 거대권력의 특별한 싸움을 그린 정통 수사극이지만 사건 뒤에 숨겨진 이면을 유쾌한 톤으로 풀어내며 기존 범죄 수사 장르에 유머러스함을 가미하며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영화로 한단계 업그레이드했다.



# 사무장

필재는 한때 누구보다도 잘나가는 모범경찰이었지만 동료경찰이 자신에게 누명을 씌운 것도 모자라 뻔뻔스럽게 비웃기까지 하자 분노가 폭발해 그를 화분으로 폭행하고 경찰직에서 쫓겨난다.

변호사 판수의 사무장이 된 필재는 자신이 쇠고랑을 채우던 범죄자의 손에 명함을 쥐어주며 그들을 '고객'으로 모시면서 "이젠 안때려"라며 사건수임이 끊이지 않는 브로커로 성공한다.

그러던 어느날, 순태가 쓴 편지 한통을 받게 된다. 편지의 주인공은 한때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대해제철 며느리 살인사건'의 범인 순태임을 알게된다.

억울한 마음으로 써내려간 순태의 편지에 평소 같았으면 거들떠 보지도 않았을테지만 필재는 직감적으로 거대한 배후세력이 있을 거라는 느낌으로 흥미를 갖게 되고 경찰도 검찰도 외면한 사건을 돈 한푼 없이 움직이며 '특별수사'를 시작한다.

필재와 동업하는 변호사 판수는 단박에 그가 나라의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대해제철 큰며느리 사건의 범인으로 체포된 사형수임을 알고는 이런 사건은 잘못 건드렸다간 피곤해진다며 무시하라고 했지만 알 수 없는 호기심이 생긴 필재는 홀로 사건을 추적해나가기 시작했고 이후 엄청난 진실을 알게된다.

필재는 '사모님'의 지시를 받은 '박소장' 일당에게 코를 베이기도 하고 판수와 같이 죽음 직전에서 벗어난다.

'사모님'과 맞닥뜨린 필재가 '박소장'의 녹음 사실을 들이대자 흥분한 '사모님'은 결국 법의 심판을 받게 되고, 순태와 동희 두 모녀는 감동의 상봉을 하게 된다.


# 사형수

하나뿐인 딸 동현과 평범하게 살던 택시기사 순태. 하지만 그 평범함은 소풍가는 딸아이를 태워주기로 한 날. 갑자스럽게 몰려든 형사들에게 살인혐의로 체포당하면서 끝나버렸다.

그가 체포된 이유는 딱 하나. 얼마전 청부살인을 당한 대해제철 며느리와 마지막으로 있었단 이유에서였다.
순태는 자신은 그저 피해여성을 택시로 태워준것이 고작이라며 결백을 주장했지만 재판은 빠르게 진행되어 결국 사형판결을 받고 교도소에 수감된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다른 죄수들에게 사형수라고 손가락질을 받았고 교도관들에게도 인간이하 취급을 받는 순탄치 않은 생활을 반복한다.

순태는 누군가에게 급히 편지를 쓰기 시작한다. 순태의 편지를 받은 변호사 사무장 필재에게 '돈 되는 고객'은 아니지만 '돈'대신 '진실과 정의'를 전달한다.

'사형수의 편지'를 읽은 필재는 순태의 딸 동현에게 아빠를 위한 도움을 준다며 순태의 알리바이를 증언해줄 친구의 증언을 요청하는 등 진심어린 설득과 목숨을 잃을 뻔한 위기도 넘긴다.

돈과 권력은 평범한 순태를 사형수로 둔갑시키거나 감옥안에서 집단 괴롭힘과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공권력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우연히 신문에서 '모범 경찰' 기사로 보았던 형사에게 도움을 구하는 유일한 방법을 선택하고 결국 누명을 벗어난 순태는 딸 동현과 다시 만나게 된다.



# 사모님

'필재'와 '판수'에 대적하는 인물은 인천을 지배하는 대기업 대해제철의 실세 '사모님'이다.

우아한 자태와 인자한 미소로 인천 지역의 존경과 신뢰를 한 몸에 받지만, 이면에는 누구보다 잔인하고, 돈이 곧 권력이라는 생각이 뼛속 깊이 박혀 있는 이중적인 인물.

온갖 악행을 저지르면서도 자신의 손을 더럽히지 않고, 이른바 '대해제철 장학생'이라는 명목 하에 정재계 인사와 법조계, 경찰, 조직폭력배들을 손바닥에 놓고 주무르기도 한다.

'사모님'은 자신이 며느리를 살해하라는 지시를 내린 증거를 입수하고 점점 다가오는 필재를 처리하기 조직폭력배 두목 '박소장' 일당에게 필재와 판수를 살해하라고 하지만 베테랑 형사출신 필재가 사투 끝에 살아나오고 결국 '사모님'과 마주하게 된다.

'사모님'은 '박소장'의 권총으로 '양형사'를 살해하게 하고 살인 혐의를 '필재'에게 덮어씌우려 하지만 위기의 순간에 '박소장'이 '사모님'과 나눈 모든 대화를 녹음했다는 사실을 밝히자 이에 분노한 '사모님'이 '박소장'을 총으로 쏴서 죽이면서 사건은 클라이맥스로 치달아 쓰러지지 않을 것 같았던 절대권력 '사모님'도 결국 몰락하게 된다.

'사모님'은 재벌가 울타리 안에서 큰 권력을 행사하고, 태생부터 본인과 일반 사람은 다르다는 의식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특별수사-사형수의 편지'는 '사모님' 역의 김영애가 췌장암으로 2017년 별세하기 전 마지막으로 찍었던 영화였다. '국민 엄마'로 알려진 김영애의 악역 연기에 영화 팬들은 찬사를 보냈다.




'특별수사 ' 속 명대사


사모님役 김영애

# "아무 상관이 없다면 그게 이유가 아닐까?"

- 결국 대해제철 며느리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필재가 "아무 상관없는 살람들이 왜 죽고 다쳐야 하는 거지?"라고 묻자 '사모님'이 하는 말. 그녀의 뻔뻔한 대답과 모습에 보는 이들의 분노를 유발한다.


판수役 성동일

# "대해제철 며느리 죽인 놈이네. 이런 사건은 근처에도 가면 안돼"

- 세간을 뒤흔든 인천의 재벌 '대해제철 며느리 살인사건'의 범인 '순태'가 보낸 자신의 억울함을 주장하는 편지를 보고 사무장 '필재'가 사건에 배후가 있음을 직감하면서 파고들 낌새를 보이자 손을 떼라며 하는 말.


동현役 김향기


# "내가 지금 제일 무서운건 아빠없이 혼자사는게 익숙해지는 거에요. 이젠 꿈에서도 아빠를 보지 못해요."

- 필재가 동현을 찾아 아빠를 구해주겠다며 협조를 구하자 "거짓말 하지 말라"며 하는 말.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사진제공=인천영상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