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안에 구명조끼도 없어"
탑승객 가족·이웃들 '침통'
유람선 상품 취소문의 빗발
▲ 30일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이용객들이 헝가리 유람선 사고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지난 29일 오후(현지시간) 침몰 사고가 발생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유람선에 인천시민 5명이 탑승했던 것으로 알려져 지역사회가 안타까움에 빠졌다. 이 중에는 최연소 탑승객인 6세 여아가 포함돼 있다.

인천시는 사고대책본부를 꾸리고 구조 여부를 파악 중이며 국내에 있는 가족들의 헝가리 방문 절차를 돕고 있다. 현지에서 구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구조자 명단에 인천지역 탑승자 명단은 빠져 있는 상태다. 한편 탑승객들의 가족과 이웃들은 사고 소식에 애를 태우고 있다. 일부 가족들은 외교부를 통해 31일 새벽 비행기를 타고 헝가리로 떠났다.

▲사고 소식에 침통함 감추지 못한 이웃들

인천시는 침몰 유람선에 탑승한 인천시민의 주소지가 미추홀구(4명)와 계양구(1명)라고 30일 밝혔다.
각 구청과 주민센터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현장조사와 가족관계 파악에 나섰다. 지역 주민과 이웃들은 지인에게 전화를 돌리며 탑승객들의 소식을 알아보는 등 침통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미추홀구에 거주지를 둔 탑승객들은 60대 부부와 딸, 6세 손녀 등 일가족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이 더하고 있다. 이 가족은 용현동에 있는 3층 규모 상가 건물에 함께 살았으며 딸은 2층에서 피부관리숍을 운영했다.

평소 이들과 알고 지냈다는 이웃 A씨는 "그 집 어머니가 민요에 재능이 있어 평소 예술단에서 재능기부 봉사를 했다. 오늘 오전에 예술단에서 같이 활동하던 지인에게 연락이 오는 바람에 헝가리에 간 사실을 알게 됐다"며 "걱정되는 마음에 가까이 사는 제게 소식을 묻고자 연락해온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웃 B씨는 "손녀가 매일 아침 유치원차를 타는 모습을 봤는데 사고를 당했다니 충격적"이라며 "하루빨리 구조 여부가 확인돼 안전하다는 소식이 들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계양구 거주 탑승객 또한 여수에 사는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안전수칙, 구명조끼 없었다"

헝가리 다뉴브강에서 이달 초 패키지 여행으로 유람선을 탔다는 C씨는 "배 안에서 구명조끼는 구경도 못 했다"고 전했다. 그는 "기억으로 배가 1시간 남짓 운항할 동안 선박 업체나 여행사 측에서 안전수칙 설명도 진행하지 않았다"며 "다들 야경 보느라 앉아 있기 보다 갑판이나 전망대 등에 올라가고는 했다"고 설명했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벌어진 사고에 여행업계는 해결책은커녕 잇따른 고객 문의 전화에 애를 먹는 실정이다.

인천지역 한 여행업체 관계자는 "동유럽 취항 노선이 최근 늘어 일대 여행 프로그램이 많은데 대부분 유람선이 필수 코스로 들어간다"며 "동유럽은 물론이고 유럽 전체에서 유람선이 낀 상품이면 고객들이 아침부터 관련 일정을 취소해 달라고 항의 전화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반 꾸리는 등 대응 나선 행정기관

이날 인천시가 행정부시장을 단장으로 사고대책본부를 꾸린 데 이어 미추홀구도 상황반 운영에 돌입했다. 행정안전부의 지시가 있을 경우 연락처나 가족관계증명서 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미추홀구 관계자는 "주로 외교부나 행안부에서 대책을 내놓겠지만 지역 차원의 대응기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안전관리과 주도로 상황반을 구성했다"며 "60대 부부의 아들 분은 외교부에 직접 연락을 취해 출국 일정을 잡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해양경찰청도 구조 작업 협조를 위해 헝가리에 중앙해양특수구조단 구조대원 6명을 급파했다. 현지에 파견된 대원은 구조단 소속 경정 등 6명이다. 구조단은 세월호 사고 수색과 베링해 오룡호 수색현장 파견 등 다양한 수중구조 경험을 갖고 있다.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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