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야유회 갔다가 쓰레기 치우고 돌아왔죠"
"섬 야유회 갔다가 쓰레기 치우고 돌아왔죠"
  • 김은희
  • 승인 2019.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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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소희 해당화봉사단 총무]
▲ 옹진군 대이작도에서 활동하는 '해당화봉사단' 모습. 맨 뒷줄 오른쪽 끝에 유소희 총무가 자리하고 있다.

옹진군 대이작도 마을 봉사단체

환경정화·어르신 급식나눔 선행

딱 이맘때쯤 인천 섬마을 바닷가 모래땅에는 자주색 꽃이 피곤한다. 은은한 향기를 품고 있는 '해당화'다. 인천 섬을 찾기 좋은 초여름 시기에 아름답게 피어나다 보니 관광 둘레길 옆에도 해당화 수풀을 조성하는 경우를 꽤 볼 수 있다.

인천 옹진군 대이작도에는 조금 다른 형태의 해당화를 만날 수 있다. 주민들이 활동하는 마을봉사단체 '해당화봉사단'이다. 이전부터 청소 등 마을 정화 활동을 함께 하던 이들이 주로 소속된 마을 모임으로, 정식으로 이름을 가진 지는 3년 정도 됐다.

유소희(53) 해당화봉사단 총무는 "지금도 우리 봉사단은 비정기적으로 모이는 경우가 많다. 누군가 모임을 제안하면 시간 되는 이들이 모여 정화 활동을 함께 진행한다"며 "무엇보다 각자 생업이 있다 보니 번개 식으로 만나는 게 가장 편하다"고 설명했다.

단원들이 가장 중점으로 둔 활동은 '쓰레기 치우기'다. 늘어난 관광객으로 인한 쓰레기도 있지만 서해에서 밀려오는 해양쓰레기도 한몫하고 있다. 단원들은 이를 발견할 때마다 모임을 소집하곤 한다. 지난 22일에는 인근 섬으로 야유회를 갔다가 쓰레기를 줍고 왔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전했다.

유 총무는 "다 함께 놀겠다며 사승봉도 해변에 도착했더니 주변이 너무 지저분하더라. 결국 못 지나친 단원들이 손을 걷어붙였다. 그때 나온 쓰레기만 10자루가 넘었다"며 "아름다운 인천 섬에 쓰레기가 있는 걸 보면 너무 속상하다. 당장은 힘들지만 내 고장을 깨끗이 했다는 보람도 크다"고 말했다.

옹진군 대이작도에는 현재 154세대, 270명 인구가 거주하고 있다. 대략적으로만 계산해도 평균 1~2명씩 거주한다는 셈이다. 2015년 인천연구원이 발표한 '인천시 1인 가구 현황과 정책제언'에 따르면 옹진군 전체 9005가구 가운데 1인 가구 수는 4168개로, 이 가운데 65세 이상 1인 가구 수는 832개에 달했다. 옹진군이라는 지역 특성상 이들 대부분은 섬에서 홀로 지내고 있다.

이런 문제의식 때문에 봉사단원 대부분은 부녀회에서 급식 봉사활동을 겸하고 있다. 유 총무도 마찬가지다. 부녀회 총무를 겸임하고 있는 그는 한 달에 두 번씩 홀몸어르신을 대상으로 반찬과 밥을 만들어 나르고 있다. 유 총무는 이 과정에서 어려운 점을 토로하기도 했다. 육지에서 주로 식재료 등을 공수해야 하는데 배가 뜨지 않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거나 시간이 늦어질 때가 꽤 있다는 것이다.

유 총무는 "섬이라는 지형 특성상 물리적인 한계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복잡한 행정절차를 위해 우편으로 서류를 보내고 받고 하는 과정에도 어려움이 있다"며 "지형 특성을 반영해 보다 유연한 섬 지원책이 실시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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