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오후 수원시 팔달구 수원라마다호텔에서 열린 코리안 디아스포라 '위대한 여정' 환영 만찬에서 애국지사 이영수 어르신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성철 기자 slee0210@incheonilbo.com

 

"해외에 거주하는 한인 후손들이 독립운동의 뜻깊은 역사를 알수 있도록 사전이나 교재 등을 지원해야 한다."
경기도가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초청한 독립운동가 자손과 강제이주 한국인 후손들은 10일 한국을 방문하며 이같이 말했다.
방문자 중에는 독립군 최대 전과 가운데 하나인 봉오동전투의 영웅 홍범도 장군의 외손녀인 김알라(78)씨도 있다.

그녀는 2007년 홍범도 장군의 외손녀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처음 한국을 방문했고, 그 뒤로는 거의 매년 초청 받아 한국을 방문했다. 첫 한국 방문 당시 조국으로 돌아가기를 원했던 할아버지의 꿈이 이뤄질 수 있도록 러시아에서 흙 한 줌 가지고 와 한국의 한 바닷가에 뿌렸다.
김씨는 러시아 연해주 스파크시(市)에 살고 있으며, 축산대학을 졸업하고 35년간 가축 농장 책임자로 일해 왔다. 러시아인이지만 한국 사람이란 사실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대학에 다닐 때는 러시아 역사책을 보며 한국 독립전쟁의 기록을 찾아보기도 했다.

이 때문일까. 김씨는 "한국 정부가 고려인 아이들을 위해 한국의 문화와 역사는 물론, 독립운동의 역사를 알 수 있는 다양한 교재와 책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쟁 없는 평화가 가장 중요한데 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도 했다.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 거주하는 안토니오 김(한국명 김시율·76·남)씨의 할아버지는 쿠바에서 독립운동을 한 애국지사 김세원이다.

그는 한국의 독립운동에 대해서는 어른들에게 직접 들은 것은 아니지만 쿠바에서 나오는 여러 한국 역사책을 많이 읽어서 잘 알고 있다.
이번이 2016년 이후 두 번째 방문으로, 쿠바거주한인 후손모임 회장을 맡고 있다.
쿠바 현지에는 현재 약 1100여명의 한인 후손들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2014년부터 해마다 후손들이 지역별로 모임을 갖고 광복절을 기념하고 있다.
그는 "2014년 아바나에 한인회관을 조성하는 등 계속해서 지원하는 한국에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면서도 "쿠바지역 한인 후손들이 한국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친근감을 가질 수 있도록 사전이나 한국어 교재 등을 지원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알라씨와 안토니오 김씨 등을 포함한 한인 2~4세 105명은 10일 오후 5시부터 수원 라마다호텔에서 '우리가 살아온 백년의 역사, 함께 살아갈 천년의 미래'를 주제로 열리는 네트워크 간담회와 환영만찬에 참석했다.

이외에도 이들은 수원화성과 남한산성 등 도내 세계문화유산과 박물관·명소를 탐방하고 모국의 문화를 체험하는 한편 각국 동포사회에 이어져 온 한민족의 전통과 생활예술 공연을 선보이며 문화교류 활동을 할 계획이다.
/최남춘 기자 baika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