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새 도내 산림 5917㏊ 감소
매년 986㏊ 훼손 … 여의도 20배
화성 상수리 5000그루 '대참사'
여주 소나무 군락 400m 파헤쳐
"보호기준 강화할 법 정비 시급"

경기도내 숲이 사라지고 있다.

수 년 동안 개발이라는 이름의 톱날에 수만 그루의 나무가 속수무책으로 베어졌기 때문이다.

2일 산림청에 따르면 2010년 도내 산림면적(산림통계)은 52만5985㏊로 나타났다.

하지만 불과 5년 사이에 산림면적(2015년 기준)은 5917㏊(58.17㎢)가 줄어든 52만0068㏊로 조사됐다.

매년 986㏊ 이상의 산림이 훼손된 셈이다.

여의도면적(2.9㎢)의 20배가 넘는 규모다.

숲을 보호하는 최후의 보루인 산림보호구역도 사라지고 있다.

2010년 1만8431㏊에서 현재 1만6885㏊(2019년)로 1556㏊가 줄었다.

그동안 도내에서 개발 등을 이유로 수 많은 나무가 자취를 감췄다.

수백 년 넘은 거목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실제 지난해 7월 화성 남양읍 활초리 상수리 군락지에 공장 단지 조성 허가가 나면서 5000그루 이상이 모조리 잘려 나갔다.

당시 이 지역에는 수령 100년 이상 추정되는 상수리(참나무) 등 보존 가치 높은 나무도 상당수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2016년 5월 여주 점동면 청안리 일대 9940㎡ 산지에 전원주택 17동이 들어서면서 소나무가 빼곡했던 산기슭 400m가량이 파헤쳐 진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개발 행위로 인한 숲 파괴는 현재도 진행형이다.

산림청이 파악한 최근 3년간(2016~2018년) 도내 산지전용허가(개발허가)는 모두 2만4329건으로 나타났다. 면적만 7050㏊에 달한다.

'개발행위', '입목채취 등 불법행위' 등 다양한 이유로 6년간(2010~2015년) 사라진 산림규모(5917㏊)보다 1133㏊가 더 많다.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게 된 주 원인중 하나로 전문가들은 관련 규제의 허술함을 꼽았다.

서재철 녹색연합 활동가는 "시민들이 식목의 중요성을 알고 나무를 심어도 개발 허가 기준에만 맞으면 막을 방법이 없다"며 "수령이 어리거나, 고목이 분포한 지역은 산림보호구역처럼 보호기준을 강화하는 관련법 정비가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숲이 점점 사라지는 일을 막기 위해서는 도심 유휴공간에 숲을 조성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산림청 관계자는 "경기도는 최근 태양광 개발 사업으로 타 지역에 비해 훼손된 산지가 많다"며 "산지 훼손을 줄일 수 있는 관련법 마련을 지금 논의중"이라고 밝혔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