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문화재단 "가능성 검토중"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빠져 있는 인천 강화 고려왕릉과 북측 조선왕릉의 교차 등재가 추진되고 있다. 남북의 화해 무드에 맞춰 등재 유산의 완전성을 충족하고, 남북이 민족유산을 매개로 한 협력사업을 강화하자는 것이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인천문화재단은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빠진 강화의 고려왕릉과 개풍 일대 조선왕릉의 교차 등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이는 최근 열린 고려 건국 1100주년과 경기 천년 기념 국제학술회의는 물론 인천문화재단 역사문화센터에서도 수년간 공을 들이고 있는 사업이다.

중국 연변대 정경일 교수는 학술회의에서 북측이 등재한 개성역사유적지구 유적에 강화의 고려 왕릉을 포함하고, 남측이 등재한 조선 왕릉에 황해북도 개풍의 제릉(齊陵)과 후릉(厚陵)을 포함해 '확장 등재'하자는 입장을 나타냈다.

실제 2013년 등재된 개성역사유적지구에는 태조 왕건의 현릉(顯陵)을 대표로 여러 기의 고려 왕릉이 포함됐지만 강화의 고종 홍릉, 희종 석릉, 강종의 왕비이자 고종 어머니인 원덕태후 곤릉, 원종 왕비 순경태후 가릉은 빠졌다. 마찬가지로 2009년 세계유산이 된 조선왕릉 역시 남측 왕릉 40기만 해당될 뿐 북에 위치한 태조 이성계의 왕비 신의왕후의 제릉과 조선 제2대 임금인 정종과 정안왕후의 능인 후릉은 포함되지 못했다.

인천문화재단 역사문화센터는 인천을 중심으로 한 남북의 역사·문화 유산 교류를 지난 2015년부터 차근히 준비하고 있다. 센터는 그간 외부의 급변하는 남북 상황에 대한 불안감과 교류에 대한 부정적 인식 등으로 연구를 진척시키지 못하다가 최근 남북정상회담과 정 교수 등 외부의 지원으로 이에 대한 가능성에 기대를 갖고 있다.

지난해 말 정리된 '강화 고려 왕릉 세계유산 등재방안 연구'에는 "475년간 존속한 고려가 대몽 항쟁 때 약 39년간 강화로 도읍을 옮겼다. 같은 역사적 배경과 문화적 연계성을 증명할 수 있는 강도시기 유산을 개성역사유적지구에 포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센터 관계자는 "남북이 역사를 공유하고 남북 합의 정신을 이행하는 정신이 바로 강화 고려 왕릉과 개풍 조선왕릉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라고 말했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