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업 인천 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장

우리도 어려울 때 돈 벌러 외국行

인천 2만6000명 … 인식개선 시급

애로사항 있다면 언제든 방문를


"인식의 문제입니다. 정말 순수하고 착한 사람들입니다. 몰려다닌다고 무섭다거나 잠재적 범죄자로 봐선 안 됩니다."

돈을 벌기 위해 말이 통하지 않는 이역만리 한국까지 와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 주는 기관이 있다. 인천 남동구 논현동에 있는 인천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다. 김재업(63) 센터장은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인식 변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인천에만 2만6000여명에 달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이제 일상에서 만나는 이웃이다.

"우리가 살기 어려울 때 독일이나 중동에 돈 벌러 가서 고생 많이 했잖아요. 같은 상황이에요. 우리나라에 온 외국인 노동자들 역시 순수하게 돈 벌러 왔어요. 얼굴색 다르다고 냉대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2010년 '인천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란 이름으로 문을 연 이 센터는 인천과 인근 시흥, 부천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 권리 보호에 앞서고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이 한국노총인천지역본부와 인천경영자총협회에 위탁을 줘 운영되고 있다.

김 센터장은 2015년 3월부터 센터장으로 일했다. 동국제강에서 일하며 노동 운동을 했고, 이후 전국금속노조 인천지부장과 한국노총 인천본부 의장을 역임했다. 그가 한창 노동운동을 하던 시절 외국인 노동자들의 환경은 지금보다 훨씬 열악했다.

"당시에는 '산업연수제'라는 시스템을 통해 노동자들이 들어왔잖아요. 노동자가 아니라 '연수생'이라 노동법을 적용받지 못했기에 이들이 하소연할 곳이 없었죠. 구타도 많이 당하던 사각지대였죠. 지금은 '고용허가제'로 바뀌면서 많이 안정됐습니다."

센터의 가장 핵심 역할은 상담이다. 일주일에 상담이 수백 건이라는 게 김 센터장의 설명이다. 사업주들과 겪는 갈등 상담이 가장 주를 이룬다.

김 센터장은 고용허가제로 들어온 노동자들은 물론 이보다 더 사각지대인 불법체류 노동자들의 어려움까지 살펴야 한다고 말한다. "불법체류 노동자들의 숫자는 정확히 파악되진 않지만 인천에 7000~8000명 정도 되지 않을까 싶어요. 이들도 근로기준법을 적용받습니다.

최저임금적용 받고 산재보상도 다 적용됩니다. 하지만 불법체류다 보니 출입국 문제가 걸려 있어 억울한 일을 당하고도 신고를 못 하죠. 저희 센터도 찾아오시지 못합니다. 그걸 악용하는 사업주들이 있는 게 현실이죠.

외국인 노동자를 지원하는 여러 시민사회 단체들이 있지만 저희 센터도 그중 하나입니다. 애로 사항이 있으면 어려워 말고 언제든 찾아와 주시면 좋겠습니다. 문은 항상 열려 있습니다."

/이창욱 기자 chuk@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