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연택, 라이브카페 3곳 고정출연 … 28년째 자선·기금모금공연 펼쳐

"제 노래를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희로애락을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의왕시 백운호수 '아리조나'와 하남시 미사리 '윤시내의 열애', '쏭아' 등 라이브카페 3곳에서 고정출연 중인 가수 김연택(54)씨의 소망이다.

안양에서 태어난 김씨는 아주 우연한 기회에 라이브 가수의 길로 들어섰다.
"안양중 1학년 때부터 통기타를 배우긴 했지만, 그전까지는 제가 단 한 번도 노래를 잘 부른다고 생각해본 적 없었어요. 그런데 양명고 3학년 때 학교축제에서 가수 이용의 노래 '잊혀진 계절'을 부른 다음부터 주변에서 제 재능을 인정했던 거 같아요."

이후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에 다니던 중, 지인의 권유로 안양일번가 레스토랑 등에서 아르바이트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냥 용돈이나 벌 겸 노래를 부른 것이, 어느덧 30여년이나 제 직업이 되었네요. 지금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것에 감사하면서 생활하고 있어요."

김씨는 어릴 적 교통사고로 그 후유증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제가 4살 때 안양2동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다 버스에 치이는 교통사고로 왼쪽 다리를 거의 다 잃어버렸거든요. 그 때문에 어릴 적에는 목발을 했지만 지금은 의족을 하고 있죠." 이후 그는 녹록하지 않은 현실과 마주하면서 자랐다.

"솔직히 목발을 짚고 먼거리의 학교를 다니는 것이 힘겨워 숱하게 학업을 포기하려고 했었어요. 그럴 때마다 어머니가 '배우지 않으면 나중에 큰일을 할 수 없다'며 채근하고 질책해, 수 없이 넘어지고 일어서기를 반복하고 상처를 입어가면서 악착같이 자전거를 배웠어요."

중고교 6년 동안을 외발로 자전거를 타며 통학을 할 정도로 악바리 근성을 지닌 그지만 24년 전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이야기에는 남다른 효심을 드러내며 눈시울이 붉게 물들었다.
"어머니는 자식들 중 저를 유독 지극정성으로 돌봐주셨거든요. 그런데 저는 생전에 늘 걱정만 안겨드려서 그것이 못내 후회가 되요. 그래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더 애틋해요."

김씨는 1991년부터는 지방에서 '결식아동돕기 외발자전거 여행콘서트' 자선공연과 2008~2009년에는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서 불우이웃돕기 기금모금공연에 나서고, 2010년부터는 고교 은사와 함께 두 달에 한번 씩 노인요양원과 교정시설을 찾아 노래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다.

제1회 전국장애인음악제 은상 수상과 함께 아시아장애인음악제 한국대표로 참가했던 그는, 10월부터 KBS 아침마당에서 매주 수요일마다 열리는 '도전 꿈의 무대'에 나서 14일 5승을 차지하면서 뒤늦게 실력을 인정받았다.

슬하에 대학생 딸을 두고 있는 김연택 씨는 "최근 저를 알아보며 격려해주고, 또 제 노래를 들으려고 카페로 오시는 분들도 있어서 그저 모든 게 고마워서 눈물이 날 정도"라며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노래를 통해 희망을 주고 싶고, 또 열심히 노래봉사활동에도 나서겠다"고 소망을 밝혔다.

/안양=송경식 기자 kssong020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