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사업 중 첫발 뗀 것 2개뿐...막대한 예산, 우선순위 없어


인천시의 철도망 확충 사업은 막대한 예산이 필요한데도 우선순위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행정력과 예산에 한계가 있는 만큼 실현가능성이 담보된 계획을 세우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전문가는 조언하고 있다.
 
16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는 총 8개의 철도망 확충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지하철2호선 청라 연장부터 제2경인선 광역철도 건설(인천역~광명),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B 노선 조기 착공 및 인천도시철도2호선 광명역 연장 등이다.
 
여러 사업 가운데 착공 직전 단계로서 기본 및 실시설계 중인 사업은 단 두 개뿐이다. 인천발 KTX와 인천도시철도 1호선 검단 연장 사업이다.
 
서울2호선 청라 연장 등 나머지 사업들은 사전 타당성 조사 중이거나 관계기관 등과 협의 중으로 사업 추진을 위한 첫 발 조차 떼지 못했다. 이 사업들이 향후 국토교통부의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반영되더라도 예비타당성 조사, 기본 및 실시설계 등의 행정절차를 밟는 데만 최소 13년의 시간이 소요된다.
 
GTX-B 노선은 예비타당성 조사에 착수한 상태로 내년 상반기쯤 추진 여부가 결정되고, 서울7호선 청라 연장 사업은 기본계획 수립 중이다.
 
막대한 예산도 필요하다. 사업별 사업비를 살펴보면 GTX-B 노선은 5조9038억원, 서울2호선 청라 연장에 3조4700억원, 서울7호선 청라 연장선 조기 착공에만 1조3045억원 등이다. 국·시비와 민자까지 더해 8개 사업을 추진하는 데만 최소 13조6177억원이 필요하다.
 
이처럼 상당한 시간과 10조원이 훌쩍 넘는 사업비가 필요한 반면 행정력 등은 한계가 있다. 백화점식 나열이 아닌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특히 신사업도 중요하지만 기존 사업들의 사업성을 어떻게 높일 것인지에 대한 논의와 사업 범위를 인천 도심과 도심 외로 구분 짓는 등의 구체적인 이행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GTX-B 노선의 경우 2014년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이미 사업편익비용(B/C)값이 0.33으로 나왔고, 서울지하철 5호선 검단 연장도 서울시가 이전 조건으로 내건 건설폐기물처리장의 처리 여부를 놓고 의견 조율이 어려운 상황이다.
 
모창환 한국교통연구원 팀장은 "인천은 서울을 잇는 철도망을 확충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불꽃놀이 하듯이 사업 계획만 발표해선 안 된다"며 "교통 수요와 예산, 정부와 지자체 간 분담 비율, 지역간 연계성 등을 고려해서 전략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