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항의 방문 … 원장은 먼저 빠져나가
도교육청, 원장 작년 파면 … 유용한 돈 환수 조치
檢, 금괴 공여혐의 유치원 4개 운영자 수사


화성시 관내 환희유치원이 교비로 명품 가방과 성인용품을 사는 등 약 7억원을 부정사용한 감사결과가 알려지며 학부모들이 분노하고 있다.

실명 공개된 유치원 중 한 곳인 화성시 동탄에 있는 환희유치원 학부모들은 해명을 듣기 위해 지난 14일 유치원에 항의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12월 이 유치원을 감사한 교육청에 따르면 해당 유치원 설립자 겸 원장 A씨는 교비를 숙박업소, 성인용품점에서 사용하거나 아파트 관리비와 노래방 비용 등으로 내는 등 약 7억원을 부당하게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원장 A씨는 월급만 1000만원이 넘고 이 월급을 한 달에 두 번씩 받거나 또 다른 수당으로 2년 동안 4억원을 가져갔다.

특히 부정사용 내역을 살펴보면 명품가방 등 백화점 쇼핑과 노래방·미용실 등에서 사용한 금액이 약 5000만원(1032건)에 달했다.

원장 아파트 관리비, 벤츠 등 차량 유지비, 숙박업소, 술집 등과 심지어 성인용품점에서 사용한 내역도 있었다.

도교육청은 지난해 7월 원장 A씨를 파면하고 그동안 부정사용한 6억800여만 원에 대해서도 환수처분을 내려졌지만 뒤늦은 처분이라는 지적이다.

학부모들이 직접 해명을 듣기 위해 찾아갔지만 원장 A씨는 미리 119구급차를 타고 유치원을 빠져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학부모들의 공분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역 맘카페에 오른 글에서 학부모들은 '당장 애들 어떻게 해야 하나' '범죄자에게 아이들이 맡겼으니' '환희유치원 너무 충격이다' 등의 걱정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가뜩이나 유치원 입학에도 엄청난 경쟁을 통해 입학했는데 학기말이 다 지나간 마당에 유치원을 옮길 수도 없거니와 옮길만한 유치원이 남아있지도 않은 상태다.

이와 함께 의정부지검 형사2부(김대룡 부장검사)는 금괴를 전달하려 한 혐의(뇌물공여 의사표시)로 사립유치원 설립자 B(61)씨를 수사 중이라고 15일 밝혔다.

B씨는 2016년 4월 경기도교육청 소속 C감사관이 다니는 교회에 금괴가 담긴 택배를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택배 기사는 교회에 아무도 없자 C감사관에게 전화를 걸어 "골드바가 도착했으니 직접 받아야 한다"고 전했고, C감사관은 택배를 반송했다.

B씨는 경기지역에서 4개 유치원을 운영 중이다.

경기도교육청과 국무조정실 산하 부패척결추진단이합동의 감사결과 B씨는 2014∼2015년 유치원 운영비로 벤츠, 아우디, BMW 등 개인 소유외제차 3대의 차량 보험료 1400만원을 지불하고 2500만원 상당의 도자기를 구입하는 등 2억원 가량을 개인 용도로 의심되는 곳에 썼다.

이외에도 유치원 내 어학원을 운영하면서 별다른 증빙자료 없이 유치원 계좌에서 20억6000여만원을 어학원 계좌로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중인 내용이어서 구체적인 혐의는 확인해 줄 수 없다"며 "수사과에서 두 사건을 각각 송치해 검사실에서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상필·김은섭·김태호 기자 thkim@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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