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의사가 본 의료인 분투와 환자의 사투, 척박한 현장 생생하게 기록
▲ 이국종 지음, 흐름출판, 1권 438·2권 388쪽, 3만1600원


"중증외상 환자들이 겪는 처참한 고통과, 죽어가는 환자들을 구하기 위해 집중하는 의사, 간호사, 응급구조사, 의료기사 등의 의료인들 및 소방대원들의 분투를 정확히 표현하고 싶었다. 그러나 어떤 현란한 수사도 생사의 경계를 헤매는 이들의 사투를 정확히 표현할 수 없었다" <골든아워 1권 11쪽>

'골든아워'60분에 생사가 달린 목숨들, 그리고 그들을 지키는 사람들의 이야기, 외과의사 이국종이 중증외상센터의 기록들을 써 내려간 저서 <골든아워1,2>를 출간했다.

이 책은 외상외과 의사로서 맞닥뜨린 냉혹한 현실과 병원의 일상, 환자들의 사연, 고뇌와 사색, 의료 시스템에 대한 문제의식의 기록들을 담고 있다.

특히 <골든아워>는 대한민국 중증외상 의료 현실에 대한 냉정한 보고서이자 시스템이 기능하지 않는 현실 속에서도 생명을 지키려 애써온 사람들, 의료진, 소방대원, 군인 등이 겪는 분투를 날 것 그대로 담아낸 역사적 기록이다.

외과의사 특유의 시선으로 단 한 번의 실수도 용납할 수 없는 의사로서의 완벽주의가 글쓰기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골든아워>는 사고 현장과 의료 현장을 직접 경험한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절절함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며 한 단어 한 문장에 심혈을 기울여 쓰였다.

이 과정을 통해 중증외상센터에서 만난 환자들의 삶과 죽음, 의료진의 고된 일상은 물론 그동안 언론에 익히 알려진 석해균 선장 구출, 세월호 참사 등 현장을 겪은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입체적인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울러 중증외상센터의 전반적인 시스템과 의료제도, 군·관·민의 협조 체제, 소방당국의 응급구조 체계 등 복잡하게 얽혀 있는 과정들을 실제 사례를 통해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이 글은 5년간의 집필, 2년간의 수정·편집·과정을 거쳐 두 권의 책으로 출간됐다.

1권에서는 외상외과의 척박한 의료현실에 절망한 이 교수가 미국과 영국의 외상센터 연수를 통해 국제 표준의 외상센터 경험을 토대로 국내에 도입해가는 과정을 그렸다.

생사가 갈리는 위중한 상황에 처한 의료진과 환자, 보호자의 통렬한 심정, 일상을 무너뜨리는 교통사고, 폭력의 악순환을 끊지 못하는 가정폭력 사례들, 사회의 음지에서 벌어지는 조직폭력 등 우리네 세상의 다양한 면면들도 함께 담아냈다. 무엇보다 아덴만 여명 작전에서 부상당한 석 선정을 생환하고 소생시킨 석 선장 프로젝트의 전말도 <골든아워 1권>에 기록했다.

2권에서는 저자가 몸담은 병원이 우여곡절 끝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로 지정된 후에도 여전히 열악한 현실에서 국제 표준에 맞는 시스템을 안착시키고자 고투하는 과정을 그렸다.

저자 이국종 교수는 현재도 아주대학교병원 외상외과 과장이자 경기남부권역 외상 센터장으로 재직하며 국제 표준에 맞는 중증외상 의료 시스템을 우리나라에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