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민 인하대 스포츠과학과 교수


얼마 전 대한민국의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이 대한민국 가수 최초로 유엔에서 '자기 자신을 사랑하라'내용으로 연설을 했다고 한다. 매년 그렇듯이 명절음식은 어찌나 맛이 좋은지 지난 한가위에 열심히 먹고 마셔 늘어난 위와 몸무게를 어찌할꼬! 방탄소년단의 말처럼 나 자신을 사랑해보려는 심사로, 불어나고 게을러진 몸과 마음을 다스리려 자주 타지 않는 자전거를 꺼내 꾸역꾸역 몸을 맡겨보았다.
자전거를 끌고 밖으로 나간 지 얼마 안 되어서 소위 '공유경제의 핫 아이템'라고 불리는 공유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잠시 동안이지만 공유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을 관찰해 보았다.
이들은 능숙하게 휴대폰의 공유자전거 애플리케이션을 작동하고, 자전거의 바코드를 찍으며, 잠금장치를 해지하고 쉽게 운행에 나선다. 이 사람들은 꽤 오래전부터 공유자전거를 향유해 온 '공유경제 수혜자들'인 양 전혀 그 행위가 어색해 보이지 않았다. 아니 반대로 나만 아직 공유경제에 적응하고 있지 못하는,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처럼 느껴졌다.

실상 미디어에서 공유경제에 대한 언급과 논의는 꾸준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다양한 형태로 공유경제를 실행하고 있는 분야들도 많다. 우리 사회의 일면에 부드럽게 자리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에어비앤비(Airbnb)라는 숙박공유 브랜드를 대표로 여행과 관련한 숙박이 공유경제 활성화에 한몫했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따릉이', '피프틴', '타슈', '누비자', '온누리', '페달로' 등등 한번 쯤 들어봤을 만한 이 이름들이 현존하는 대한민국의 '공유자전거' 시스템들이다. 서울시의 통계를 보면 서울시 공공자전거 이용자수는 이미 60만명을 넘어섰고, 운영대수도 약 2만대로 추정되고 있다.
이미 공유자전거를 시행하는 몇몇 도시에 비해 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는 인천시 연수구에서도 노란색 공유자전거 쿠키바이크(COOKIE Bike)를 볼 수 있다. 인천시는 2018년 4월부터 민간사업자와 관리 및 운영에 대한 협약을 체결하고, 지난 6월부터 약 2개월간 시범운영을 통하여, 지난 8월부터는 저렴한 사용료를 받으면서 운영하고 있다.
다른 도시에서 운영하는 공유자전거와는 다르게, 인천시 연수구에서 운영 중인 공유자전거 '쿠키'는 거치대와 대여시스템이 필요 없고, 자전거 자체의 잠금장치와 자전거에 별도로 내장된 통신장비 설치하여 대여 및 반납을 정해진 거치대에서 하지 않아도 되는 편리성이 장점이다.
자, 현실이 이렇다 하면, 필자 역시 공유경제를 누려보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금전적 부담도 적고, 집에서 끌고 나와서 다시 집으로 가지고 들어가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으니, 충분히 매력은 있다. 아울러 시민들이 안전하게 자전거를 타고 다닐 수 있도록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든다고 인천의 여러 곳이 공사를 하고 있다. 때마침 행정안전부는 지난 9월28일자로 '자전거 운전자 안전모착용 의무화'를 정책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공유자전거도 예외는 아니다.

또 다른 문제에 봉착했다. 그럼, 공유자전거를 타고 다닐 것을 염두하고, 나는 항상 자전거 안전모를 챙겨서 다녀야 하나? 이왕 공유하는 거, 자전거 안전모도 같이 공유해 줄 것인가? 아마도, 안전모 공유로 인한 위생상의 문제, 유지 및 관리의 문제가 만만치 않은 운영 부담일 것은 틀림없다. 간신히 공유경제의 수혜자가 되어 볼까하고 먹었던 마음이 다시금 복잡해진다.

공유는 양날의 검과 같다. 어느 노래 가사처럼 '내 것인 듯 내 것 아닌 너!' 정작 필요해서 사용할 때는 내 것처럼 한 없이 소중하지만, 때로는 내 것이 아니므로 책임과 관리의 부담에서 자유롭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일 것이다. 최근 어느 공유숙박현장에서 퇴실 후 드러난 무자비한 쓰레기더미를 보면 사용자의 책임의식이 공유경제의 지속가능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임을 알 수 있다.
공유경제의 지속가능성공 여부는 관리·감독의 강화만으로는 한계를 갖고 있다. 무엇보다도 사용자로서 충분한 책임의식을 갖추었는지를 먼저 생각해 봄이 필요하다. '나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공유물도 사랑할 준비는 되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