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교수

 

지난 9월 초 술을 마신 채 트레일러 차량을 몰고 부산과 경남 거제를 잇는 거가대교 구간에서 난동을 부린 50대 운전자가 5시간 만에 경찰에 제압됐다. 경찰은 트레일러 운전석 앞바퀴를 향해 공포탄 1발과 실탄 3발을 발사한 후 도주하는 남성을 붙잡았다고 한다. 그리고 국민들을 아연실색케 한 '인천 송도 아파트 주차장 봉쇄 사건'까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송도 아파트 주차장 사건은 한 주민이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주차단속' 스티커를 붙이자 화를 참지 못해 주차장 입구에 차를 세워놓고 사라져 버려 말썽을 빚었다. 항의하는 주민들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지만, 단지 내부는 사유지여서 견인할 수 없었고 결국 6시간 동안 불편을 참다 못한 아파트 주민 20여 명이 나서 차를 인도로 옮겨놓은 일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했고, 문화강국·IT강국임을 자랑스러워한다. 하지만 일련의 사건을 접하면서 우리가 진정한 선진국이자 일류국가로 인정받을 수 있는가에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진정 세계인들이 부러워하는 일류국가에 도달할 수 있을까? 해답은 이미 나와 있다. 우리 모두 앞장서 본분과 역할을 자각하며 각자 영역에서 법과 원칙, 그리고 기본을 바로세우면 된다. 편법을 용인하지 않고, 약자를 배려하며, 지도층이 솔선수범하는 사회 말이다.

경제적 성장과 함께 요구하는 법질서 준수 수준은 높아지고 있으나, 일부 몰지각한 이들의 꼴불견은 결코 간과할 수 없다. 예부터 한국인들은 정에 약하다고 한다, 제재하는 입장에서도 난처한 상황이 많지만 위와 같은 이유로 손 놓고 못 본척 한다면 기초질서 체계가 잡히지 않고 무질서가 계속되기 마련이다.
사람을 뜻하는 한자 인(人)은 서로 의지하고 기대어 있는 모양의 형상문자다. 우리는 혼자 설 수 없는 존재다. 서로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큰 법을 잘 지키는 것뿐만 아니라 아주 작은 기초적인 질서, 기본이 바로서야 되지 않을까? 누군가 제재하고 단속한다고 해서 지키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돌아보고 부끄럼 없는, 기본이 바로서는 성숙한 국민의식이 절실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