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가심비 저격' 소비자맞춤 상품·서비스 늘어
스포츠용품 체험매장·일대일 향초제작수업 인기
▲ 점원인 스포츠리더들이 데카트론 송도점에서 배드민턴 시범을 보이고 있다. /사진제공=데카트론코리아

▲ 달콩작업실에서 만든 향초·디퓨저. /사진제공=달콩작업실

인천지역에서도 소비자 개개인의 수요를 맞춘 유통 전략이 늘고 있다. 개인의 취향을 반영하고 체험을 통해 만족도를 높이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개인 맞춤이라는 상품·서비스 전략은 전반적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소비자의 수요 다양화는 갈수록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직접 경험한 다음 구매하라' 체험형 매장

26일 연휴 기간 인천 연수구에 사는 최아영(31)씨는 송도국제도시 트리플 스트리트 데카트론 매장에 방문했다. 명절에 다른 곳에 가지 않아 가족이 함께 놀 곳을 고민하던 차였다. 매장에 들어가 가장 신난 건 3살짜리 딸아이였다. 다른 아이들과 돌아가며 농구공도 던져보고, 자전거와 인라인을 타고 내부를 질주해 보기도 했으며 미니 암벽등반도 해봤다. 이후엔 집에 돌아가기 싫다며 울고불고 하는 걸 겨우 말렸다는 설명이다.

최씨는 "결국엔 딸이 가장 마음에 들어한 자전거도 사고, 노는 틈에 남편이 구경하던 캠핑용품도 샀다. 계산대 앞에서 보니 그날 하루에만 몇십만원치 샀더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인천 송도에 프랑스 글로벌 스포츠 전문브랜드 데카트론 국내 1호점 매장이 문을 열었다. 송도 트리플스트리트 매장 옆, 3층 높이의 건물 7800㎡ 규모로 단독 시설이 들어섰으며, 45종의 스포츠 4000여개 용품이 판매 중이다.

가장 큰 특징은 코너별 체험시설이다. 야외에 설치된 농구와 스케이트보드장을 비롯해 1~2층 내부 공간에는 자전거, 캠핑, 구기종목 등을 경험할 수 있는 각종 체험공간을 운영하고 있으며, 3층 옥상에는 풋살 경기장도 있다. 각 코너마다 120명의 점원들이 용품을 시연하고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2층 내부에 별도로 마련된 스튜디오 공간에서는 필라테스와 요가 등 누구나 이용 가능한 무료 그룹운동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러한 공간은 고객들에게 스포츠 경험을 제공하는 동시에 브랜드를 경험하도록 하는 일종의 유통 판매 전략의 일환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소비자들에게 체험 활동 자체를 제공하고 회원가입을 하게 한 다음,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다양한 채널로 소비하도록 유도한다. 이를 통해 매장을 이용하는 소비자의 정보를 축적하고 유통 전략을 위한 데이터로 활용하려는 목적이다.

지난 1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스테판 가이 데카트론코리아 대표는 "데카트론은 어디서나, 누구나, 쉽게 즐기는 스포츠의 모든 것을 지향한다. (매장은) 사람, 공간, 스포츠 자체를 잇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20개가 넘는 스포츠브랜드에서 각 분야별 연구·디자인·제작·유통·판매까지 모두 담당하고 있다. 초보자와 전문가 등 모든 이용자들에게 맞춤형 제품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나만을 위한' 개인맞춤형 매장

연수동에서 달콩작업실을 운영하는 향기치료사 홍한솔(31)씨는 맞춤형 향기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각 개인에게 맞는 향을 찾아 이를 담은 향초·향수·바디용품 등으로 만든다. 개인의 취향을 찾는 것은 물론 불면증·우울증·소화장애 등 각종 스트레스성 질병 완화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수업을 일대일로만 진행하는 것은 철저히 수강생의 필요에 맞추기 위해서다.

홍 치료사는 "참여하는 이들은 대부분 세상에 하나뿐인 자신의 향을 만드는데 의미를 둔 사람들이다. 공산품에 만족하는 대신 개인 맞춤형 제품을 만드는 이들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현재 일주일에 최소 7명에서 15명까지 맞춤 수업을 할 뿐 아니라 외부 강의도 진행한다"고 말했다.

이같이 철저히 개인 자체에 초점을 맞춰 상품을 제공하는 서비스가 뜨고 있다. 비용 보다는 마음의 만족을 중시하는 '가심비'에 발맞춘 전략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고객 맞춤형 상품이 늘면 늘수록 상품·서비스 비용이 추가적으로 발생해 유통비용이 증가한다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맞춤형 수요는 계속 가속화돼 스마트공장이 생겨나고 결국은 개개인 생활 자체에 발맞춰 소비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됐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생산품이 개인에게 철저히 맞춤형으로 제공되는 것은 소비자에게 분명한 긍정적인 점이나, 이렇게 소량생산이 되면 당연히 가격은 비싸질 수밖에 없다. 가심비 등 지불능력이 늘어난 사람들이 생기면서 소비에서도 취향에 따른 불평등이 도래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러한 맞춤형 수요는 가속도가 붙을 것이다. 소비자들의 취향이 갈수록 더 다양해지고 파편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성종 한국표준협회 수석전문위원은 "소비자의 수요 다양화는 스마트공장과 짝을 이루는 선순환 요건 중 하나다. 스마트공장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 생활주기에 맞춰 요구·접수·생산·유통이 자동으로 이뤄지는 유통 시스템 전반을 의미하기 때문"이라며 "향후에는 오프라인 매장이 약화되고 온라인 중심으로 모든 구매가 이루어지는 단계가 올 것이다. 결국 유통 구조에서 부가적으로 드는 비용들이 절감돼 전체 생산 비용이 감소되고 소비자 혜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