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중심 길' 목표 같지만 … 꼭 닦아야 할 길 달라
인천은 '물류'가 도시를 지탱하고 있다. 개항으로 시작된 인천항 역사는 물론, 단군이래 최대 사업이라 칭해졌던 인천공항 조성까지 모든 것이 인천을 통해 세계로 뻗고, 세계의 물류가 인천을 통해 전국으로 흘러가고 있다. 그에 따른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길이 닦이고, 철길이 놓였다.

그렇게 경인전철은 한국 철도 역사의 첫 장을 열었고, 경인고속도로 역시 인천을 출발한 물류가 좀 더 빨리 서울로 갈 수 있도록 건설됐다. 문제는 한 세기를 훌쩍 넘길 때까지 철길과 도로의 운명은 큰 변화를 겪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사람 중심의 길(道)이 아닌 물류가 주를 이루며 도시를 갈라 놨고, 도심 격차 문제까지 일어났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십수 년 전부터 꾸준히 제기된 경인고속도로 일반화와 직선화, 경인전철 지하화는 물론 인천과 한반도를 연결시킬 수 있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 문제까지 언급되고 있다. 특히 인천신항이 조성되며 철도 인입선을 비롯해 인천도시철도 1호선 연장까지 숙제가 더해졌다.

6·13 지방선거에서 인천시장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자유한국당 유정복, 바른미래당 문병호, 정의당 김응호 후보에게 인천의 교통 현실과 미래를 물었다. 각 후보마다 길에 대한 고심이 역력한 답을 내놨다. 4명 모두 인천의 사통팔달 필요성을 언급하며 도로와 철길 방안을 비롯해 사람 중심의 물류까지 의견을 더했다.

'교통망 확충과 추진 계획'에 박, 유, 문 후보 모두 수도권제2외곽순환고속도로 인천~안산 구간 조기 건설을 비롯해 아암지하차도 추진, 인천신항 인천 1호선 연장, 인천신항 인입 철도 검토를 약속했다.

박 후보는 여기에 제2공항철도 중장기 추진을 약속했고, 유 후보는 인천 전역 대중교통 시스템 구축을 언급했다.

문 후보는 "서울·경기도와의 연결망 확충은 물론 인천 내부 교통과 물류망 확충이 시급하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김 후보는 "교통 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인천에서 추진해야 할 각종 교통 인프라 확충과 함께 항공여객 1억명 시대를 대비해 인천국제공항 배후 교통망을 구축하겠다"며 "2023년까지 제3연륙교를 개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영종~신도~강화 연도교 추진, 인천역~영종을 잇는 제2공항철도를 중장기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광역교통망 개선으로 인천의 경쟁력을 높이고, 사통팔달 도로망 구축으로 교통 혼잡을 개선해 시민의 교통주권을 회복하고 교통서비스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며 "지난 4년 전 약속한 인천발 KTX와 서울7호선 청라 연장을 확정했고, GTX-B도 예비타당성 조사 등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문 후보는 "인천 발전을 위해서는 도로·철도·지하철 등 인천의 교통망 인프라가 지금보다 훨씬 더 촘촘히 확충돼야 한다"며 "광역철도 원종~홍대선의 인천 서구 연장과 영종~용유~영흥~서산고속도로(철도)도 소홀히 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김 후보는 "교통은 단순히 이동수단을 공급하는 측면에서 벗어나 생활비용을 줄이고, 도시 내 사회적 약자의 이동권 보장을 통해 기본적인 사회 서비스를 공급하는 정책"이라며 "기존 교통 재정 구조를 공공 교통 중심으로 개편하고 이용요금을 수익자 부담 원칙이 아니라 공공교통 이용자의 요금 보조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적극적인 수요관리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시민밀착형 교통 정책과 관련해 박 후보는 "경인전철만으로는 서울~인천 대중교통 수요를 원활히 처리할 수 없다"며 "인천 북부권은 서울 지하철 2호선 계양·청라 연장을, 인천 남부권은 제2경인전철을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세웠다.

유 후보는 "경인전철을 지하화해 인천 시민 120년 숙원을 해소하겠다"며 "인천 대순환철도(3호선)을 건설하고, 경인고속도로 일반화와 통행료 무료화, 소래 나들목과 수인선 청학역 건설은 즉시 추진하겠다"는 방향을 설정했다.

문 후보는 "경인전철 지하화는 어려움이 있지만 추진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하 50m 이하에 GTX를 놓고 그 위에 완행 중심의 경인전철을 건설하면 지상부지 매각대금으로 사업비 5조원을 충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후보는 초록공공교통도시란 주제로 도시철도·버스 통합 완전 공영제 실시, 대중교통요금 동결, 버스·지하철 공용 반값 할인권 도입, 노동자·시민이 참여하는 인천시 대중교통 혁명 등을 내놨다.

/이주영·신상학·이순민·곽안나 기자 leejy96@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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