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 후보 경선없이 결정초반 탄력 못받고 동력 상실
자유한국당이 6·1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후보로 남경필 현 지사를 결정했지만 '악수(惡手)'를 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당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지방선거는 광역·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원, 정당 투표 등이 상호간에 영향을 주고 받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간판격인 도지사 선거의 흥행여부가 중요한 요소로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당은 도지사 후보 단수공천의 여파에 정치적 이슈를 선점하지 못하면서 한국당 소속 예비후보들의 불만이 팽배해지고 있다.

26일 지역정가에 따르면 한국당은 일찌감치 남경필 현 지사를 도지사 후보로 확정하면서 민주당에 비해 선거 흥행 몰이 동력이 현저하게 떨어져 예비후보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 결정 이전부터 김용남·박종희 도지사 예비후보는 "경선만이 당이 살길"이라며 전략공천이 아닌 4개권역별 경선을 주장해왔다.

이들은 "민주당은 경기도에서 경선 흥행몰이를 통해 전국적인 바람을 일으킬 것이 뻔한데, 우리당이 경선없이 전략공천 한다면 선거를 치르기도 전에 백기를 드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우려는 현실로 다가왔다. 지역정가의 이슈는 민주당 도지사 경선으로 점철됐고, 후보들도 저마다의 방식으로 이를 확장하고 나섰다.

민주당 도지사 후보로 나선 전해철(안산상록갑) 국회의원은 각종 직능단체와 지방의원 등의 지지선언을 이어가는 '하향식 바람몰이', 이재명(전 성남시장) 예비후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을 통한 슬로건을 결정하는 등 민심을 얻는 '상향식 바람몰이'에 나서고 있다.
양기대(전 광명시장) 예비후보는 연이은 정책발표와 '미투 검증', '결선투표제 도입', '경선토론회 제안' 등의 제안 등을 통해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당 소속 기초단체장 예비후보는 "민주당은 경선으로 좋은 분위기를 유지시켜가는데 이미 후보가 결정된 한국당은 이슈 자체가 없어 뭘해도 민주당에 묻힌다"고 토로했다.
특히 남 지사가 현직을 유지하고 있어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나서지 못한 것도 한몫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예비후보는 "보통 선거 출마자들의 출판기념회, 출마선언, 예비후보 등록 등으로 분위기가 달아오르다가 후보자 등록 전까지는 가라앉는다"며 "선거는 좋은 분위기를 어떻게 이를 유지하는 게 관건인데 지방선거의 간판격인 도지사 후보가 선거 운동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점은 더 문제"라고 말했다.

/최남춘 기자 baika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