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초대석] 개관 1주년 맞은 엘림아트센터 이현건 대표
[금요초대석] 개관 1주년 맞은 엘림아트센터 이현건 대표
  • 여승철
  • 승인 2017.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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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소리까지 계산하는 '완벽남'
▲ 인천 청라국제도시의 클래식 전문 공연장 엘림아트센터가 개관 1주년을 맞이했다. 엘림아트센터 이현건 대표는 앞으로 유명 클래식 공연에만 머무르지 않고 어린이, 가족이 함께하는 공연까지 준비해 지역주민을 위한 공연장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진은 엘림아트센터의 메인 공연장인 엘림홀과 이현건 대표.

난방기 부품 만들던 성실한 기업가
돌연 회사 매각 후 제2의 인생 설계


아름다운 청라 모습에 반해 이주 후
음향장비 수집 취미 살려 센터 건립

천정높이·온풍기 아닌 온돌 사용 등
빈틈없는 울림 위해 직접 나서 설계

"돈·명성만 얻으려는 콘서트홀보다
연주자·주민 믿고 찾는 곳 됐으면"


"연주자들이나 음악하는 분들은 무대에서 박수를 쳐서 소리의 퍼짐이나 울림을 들으면 금방 알아요. 엘림홀에서는 대부분 '아 바로 이거야. 여기 대단한데'라는 반응이 나오죠."

인천 청라국제도시의 클래식 전문 공연장 엘림아트센터 이현건 대표는 지난 9일 개관 1주년을 맞아 12월 한달 동안 기념공연을 이어오고 있다.

2일에는 서울챔버오케스트라, 9일에는 골든 스윙 밴드의 재즈, 프랑스의 현악4중주단으로 세계최고를 자랑하는 모딜리아니 콰르텟, 16일에는 파이프오르가니스트 신동일과 크리스마스 콘서트가 열렸고 23일에는 마지막으로 손정범 피아노 리사이틀이 열린다.

그러면서 매주 일요일 오후 4시마다 열리는 '선데이 콘서트'는 비올라, 첼로, 피아노, 바이올린과 바흐 콜레기움 서울의 바로크 앙상블 등의 연주회도 빠짐없이 준비했다.

"지난 1년 동안 음악하는 사람들에겐 '엘림'의 완벽한 음향설비에 대한 명성이 자자하게 알려졌어요. 연주자들은 '콘서트홀이 소리를 품어주며 빠져나가지 않기 때문에 연주하기 편하다'며 매우 흡족한 표정을 지을 땐 보람을 느껴요."

엘림아트센터의 음향시스템이 호평을 받는건 아날로그방식만이 음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다고 믿는 이 대표의 지론이 콘서트홀 설계단계부터 공을 들인 세심한 배려로 나타난 결과다.

"콘서트홀은 처음부터 고민을 많이 했어요. 천정 높이가 3m, 5m로 다른 곳에서 들어보니 소리가 달라요. 더 높여야겠다 하고 7m로 하기로 했는데 파이프오르간을 설치하기로 했으니 안되겠다 싶어서 12m로 높였더니 마음에 들더라구요. 다른 공연장보다 폭이나 길이에 비해 천정이 높아 소리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느낌을 받아 섬세한 음도 편안하게 들리죠."

이 대표는 신이 난 듯 콘서트홀 음향설비에 대한 자랑을 이어갔다.

"대공연장인 엘림홀엔 디지털스피커가 없어요. 어느 자리에서든 아날로그 원음 그대로 들을 수 있는 규모인 300석으로 하고 앞뒤 좌석 간격도 넓혔어요. 내부 마감은 자작나무로 해서 은은한 향이 감돌게 했고 바닥은 온돌을 설치해 온풍기에서 발생하는 소음 방해 없이 음악을 감상할 수 있게 했지요."

엘림홀의 대표적인 자랑거리는 또 있는데 바로 무대 중앙에 웅장하게 자리잡고 있는 파이프오르간이다. 파이프만 2480개를 연결한 정통제품으로 31가지의 음색을 구현할 수 있는 독일 게랄트 뵐 (Gerald Woehl)사 제품이다.

'음악의 아버지'로 불리는 바흐가 평생 다녔던 라이프치히 성당의 파이프오르간을 개보수한 회사로 파이프오르간의 명맥을 이어가는 곳으로 유명하다. 설치 당시 독일 사람들이 4개월 동안 머물며 공예작품 만들 듯이 소리들 가다듬기에 공을 들였다.

이 대표는 1년간의 성과를 이야기 하던 중 집무실에 놓여 있는 음향설비에 대해 묻자 막힘없이 술술 설명했다.

"이 방에 있는 스피커가 미국의 웨스턴 일렉트릭 사운드 제품인데 1930~40년대 모든 극장의 음향을 담당했죠. 진공관 스피커는 미국, 독일, 영국이 유명한데 미국 제품은 재즈처럼 힘이 있고 낙천적이죠. 다른 방에 있는 독일제품은 성대한 오케스트라를 잘 표현하구요. 영국 제품은 섬세하고 고급스런 느낌이죠."

기계공학을 전공한 이 대표는 대학을 졸업하고 산업용 난방기기 밸브를 만드는 중소기업에 일반사원으로 입사해 기술 연구소 소장 등을 거쳤다. 이 대표는 2001년 '영텍'이라는 회사를 세워 독립해 밸브를 여닫는 '포지셔너'라는 정밀 제어기기 부품의 국산화에 성공, 56개국에 수출하는 연매출 300억원 규모로 성장시켰다.

이 대표는 잘나가던 기업을 2014년에 돌연 세계적인 산업용 전동 구동장치 회사인 영국의 'ROTORK'사에 '영텍'을 매각한다.

"전에도 외국회사로부터 매각제의를 서너 차례 받았지만 모두 사양했는데 세계에서 손꼽히는 규모의 'ROTORK'사의 제안에는 느낌이 달랐어요. 우리가 20~30년 동안 꾸준히 성장해야 달성할 규모의 회사가 인수한다면 '영텍'도 시간을 벌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죠. 저도 10~20년 후엔 뭐하고 있을까하는 생각에 '그래 나도 인생을 벌자'라는 생각에 매각을 받아들였죠."

매각을 결정하고 2년동안 인수인계 과정을 거치며 사장직을 유지하는 동안 이 대표는 다음에 할 일을 생각했다. '아내와 세계일주 여행을 다닐까? 그 다음엔 뭐하지?'하며 고민 끝에 그동안 기회 있을 때마다 구입해온 음향장비를 나누어 갖자는 생각이 들어 엘림아트센터를 건립하게 됐다.

인천과는 특별한 인연이 없던 이 대표는 아는 후배로부터 청라에 한번 와보라는 권유를 받고 비 오는 날 우연히 들른 청라의 아름다운 모습에 반해 바로 이주를 결정했다.

이 대표는 엘림아트센터를 개관한지 1년 만에 아티스트들에게는 인정 받았지만 공연장을 찾는 관객이 부족한 점은 답답한 심정이다. 그래서 앞으로 어린이를 위한 공연, 가족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공연 등 할 일이 많다며 자신있는 표정을 지었다.

"돈을 벌거나 명성을 얻자고 하는 일이 아니지만 객석이 전부 차지 않으니 연주자들에게 미안하죠. 주위에서는 서울에 있었으면 벌써부터 매진이었을 거라 하지만 인천에서도 머지않아 관객이 많이 오실거라고 믿습니다. 제가 '58년 개띠'거든요. 내년에 개띠 해를 맞아 더욱 열심히 준비하고 알려서 조금씩이라도 관객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런 말 있잖아요. 부부끼리 또는 가족들과 연인들이 '주말에 뭐하지?', '엘림이 있잖아. 엘림에서 무슨 공연이라도 하겠지. 엘림가자'라는 말을 듣는 날이 꼭 올 거에요."






엘림아트센터는...


'희귀 아날로그' 장비들로 선율 하나 놓치지 않는 명품 공연장


엘림아트센터는 새로운 문화의 집결지를 표방하는 클래식 전용 공연장이다.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났을 때와 같이 삶에 지치고 힘든 사람들에게 스트레스와 갈증 해소에 도움을 주며, 편안한 휴식과 안식으로 가족, 친지, 동료, 연인 등 엘림을 찾는 모든 사람들에게 화목한 유대관계를 제공해 주는 공간을 만들자는 취지로 설립했다.

또 음악을 사랑하는 인천과 인천 주변의 사람들이 수준 높은 음악 공연을 서울까지 가지 않더라도 가까운 곳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악 공간을 자랑하고 있다.

300석 규모의 메인 공연장인 엘림홀은 음향적, 시각적으로 연주자와 청중이 하나 되어 현장감이 풍부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아트센터 6층에 자리잡고 있다.

엘림홀에는 독일 게랄트 뵐(Gerald Woehl)사의 파이프 오르간이 설치되어있으며, 최고의 피아니스트들이 연주하는 미국 스타인웨이 풀사이즈 그랜드피아노가 있어 연주자는 물론 청중도 최고의 음악적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이 밖에 140석 규모의 중공연장인 챔버홀이 있으며, 7층에는 1930~40년대에 미국 극장에서 사용됐던 여러 종류의 음향 장비들과 희귀한 아날로그 스피커들이 3개의 오디오 갤러리에 설치되어 있어 진정한 아날로그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글·사진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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