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익 한국학술연구원 부원장·행정학박사
1978년 등소평의 개혁개방정책과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 주창 하에 중국이 세계무대에 등장한 이후 중국붕괴론과 중국세기론은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

중국의 미래에 대한 상반된 예측과 추측도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먼저 중국붕괴론이란 현재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이 초강대국 반열에 들기 전에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붕괴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지난 1989년 톈안먼 사태 이후 지금까지 4개의 중국붕괴론이 등장하였다.

1990년대 중국의 정치붕괴론은 후쿠야마 스탠포드대 교수의 '역사종말론(1992)'에 근거하고 있다.

소련과 동구권이 무너진 1990년 초 모든 나라의 체제는 궁극적으로 서방민주주의와 자본주의로 수렴할 것이라는 설이다. 즉 중국도 머지않아 정치적으로 붕괴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두 번째로 2000년 중국의 경제붕괴론은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나타났다.

주로 일본 극우층을 중심으로 제기되었다. 중국의 경제가 거대한 것은 사실이지만 한계점에 도달하는 순간 공산당 일당체제의 와해와 소수민족의 독립으로 붕괴한다는 내용이다.

한편 중국계 미국인 변호사 고든 창은 저서 '중국의 몰락(2001)' 을 통해 구조적 개혁에 소극적인 공산당이 문제해결능력이 없어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으로 인한 충격으로 결국에는 붕괴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세 번째 2010년대 중국의 사회붕괴론이 제기되었다. 중국경제가 계속 성장하여 2000년대 후반 초강대국 미국과 세계 1~2위를 다투는 수준에 달하지만 중국 내 지식인들의 일제 봉기와 빈부격차, 민족갈등, 노동분규 악화 등이 중국 사회를 뿌리째 흔들어 붕괴한다는 주장이다.

네 번째 중국의 붕괴론은 2015년 미국의 최고 중국 전문가인 데이비드 샴보 조지워싱턴대 교수가 기존의 입장을 스스로 뒤집고 월스트리트저널에 '다가오는 중국의 붕괴'라는 글을 게재하면서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그는 '중국공산당 통치가 이제 막바지에 들어섰으며 시진핑의 무자비한 정책이 중국 공산당 통치를 몰락의 길로 가속화시키고 있다.

그 이유로 '중국 공산당의 연성 권위주의가 정치개혁 부재와 억압을 일삼는 강성권위주의로 변모했기 때문이다'라고 진단하였다.

반면 이에 대한 반론 역시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왕원(王文) 중국 런민대 교수는 '중국 붕괴론은 서구의 관점인 자민족중심주의(Ethnocentrism)에 기초하고 있다'고 신랄하게 지적하고 있다. 다시 말해 '자본주의적 경제발전은 자유민주주의 이행으로의 변화를 가져온다는 서구의 지배적인 통설로, 이에 따르지 않으면 붕괴할 것이라는 기대가 숨어있다'라는 분석이다.

앤드류 네이션 컬럼비아대 교수는 권위주의 탄력성 개념을 제시하면서 '중국의 경우 급격하는 상황과 다양한 도전에 대한 공산당의 탄력성과 적응력을 통해 소련 공산당과는 달리 정치적 정당성과 권력을 유지하게 된다'라고 보고 있다.

또 같은 맥락에서 샴보 교수는 중국 모델(中國模式)을 그리고 미국의 미래학자 존 나이츠비츠는 '메가트렌드 차이나(2010)'와 '생중계 중국을 논하다(2011)'에서 중국식 발전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오히려 현실은 중국붕괴론보다는 중국세기론 또는 팍스 시니카, 중국 기회론, 심지어 중국위협론이 대세로 기울어지고 있다. 중국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 중국 위안화의 세계 5대 통화 가입, 일대일로(一帶一路) 추진, 우주항공의 굴기, 군사대국화 등을 그 근거로 들 수 있을 것이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중국공산당 창당(1921) 100주년을 맞는 2021년-시진핑 주석의 임기도 이 해에 끝나지만 임기종료 전에-에 G1에 등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벌써부터 아시아를 포함한 세계 곳곳에서 노골적인 제국주의 본성을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사드배치에 따른 한국에 대한 거침없는 무차별적인 보복조치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따름이다.

북한의 ICBM 발사에 따른 동북아 지역의 초긴장 관계 조성, 한국의 과도한 대중국 무역 비중 등을 고려할 때 중국붕괴론이든 중국세기론이든 우리에게는 국가 생존여부가 달린 절체절명의 문제다.

/이상익 한국학술연구원 부원장·행정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