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헌(삼산1·2동·부개3동) 부평구의원은 인터뷰를 진행한 1시간 동안 주로 청소년과 장애인, 전통시장 상인, 비정규직 노동자 그리고 여성 등과 관련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광장 외각으로 밀려나 주목도가 떨어지는 계층이다. 이 의원은 "소외된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부평구의원으로 일한다고 밝혔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자신 철학과 신념이 확고한 사람이었다.


▲기초의회, 제 역할 찾으려 직접 뛰어들다

이 의원은 정치계 입문 전엔 시민단체 활동가였다. 굴포천살리기 시민모임과 인천여성회 부평지부 등에 있었다. 2000년도 부평 미군기지 반환을 촉구하는 활동부터, 지역아동센터인 도토리학교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했다. 돌연 구의원 선거에 뛰어든 건 당시 한 부평구의원의 "아줌마들이 뭘 안다고 실력 행사냐"란 말이 계기가 됐다.

그는 "친환경 무상급식이 한창 이슈로 떠오르던 2000년대 초, 주민 서명을 받아 친환경 무상급식 조례를 발의해 달라고 부평구의회에 제출하니, 몇 분 상의도 없이 부결 시키는 것도 모자라 어떤 구의원은 방청을 요구하러 모인 이들에게 저런 말을 하더라"며 "제대로 된 구의원 한 명만 있어도 소외계층 문제 해결에 많은 도움이 될 거라 확신했다"고 전했다.

2006년 부평구의원 선거에 나섰지만 고배를 마셨다. 2010년 다시 도전했고, 당선됐다. 이후 부평구에서 일하는 비정규직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데 앞장서거나 인천시 최초 생활임금조례를 발의하는 등 행보를 보였다.


▲부천 신세계 복합쇼핑몰, 재개발로 고통받는 주민들 문제 해결해야

이 의원에게 요즘 가장 관심 있게 지켜보는 현안을 묻자 부천시 영상문화단지 내 예정돼 있는 신세계 복합쇼핑몰 얘기가 바로 나왔다. 부평구의회는 지난 9월 열린 210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이소헌 의원이 대표발의하고, 의원 18명이 모두 공동 발의한 '부천시 영상문화단지 내 복합쇼핑몰 반대 결의(안)'을 채택하기도 했다.

"상동에 신세계 복합쇼핑몰이 들어설 경우 주변 부평구는 물론 계양구 전통시장과 지하도상가, 상점가 고객들이 블랙홀처럼 빨려 들어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며 "올해 2월에 상정될 예정이던 유통산업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다뤄지지 못했는데, 대선도 치렀으니 곧 분위기 전환이 있을 거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부평은 물론 인천지역 원도심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재개발 사업을 놓고 접근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비쳤다.

"주민들이 살던 동네를 갈아엎고 고층 아파트만 짓는 기존 접근 방식은 원주민을 외부로 내쫓는 일밖에 되지 않는다"며 "마을마다 지닌 정체성 등 성격을 기반으로 노후한 공간을 고치고, 이를 주민들이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정부와 지역 단위에서 함께 고민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