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냄새나는 '명랑시장' … 긍정의 힘을 보여주마

경기도립극단이 올해 첫 기획공연 '명랑시장'을 7~9일까지 경기도문화의전당 소극장 무대에 올린다.

'명랑시장'은 대부업체에 쫓기는 국밥집 알바생 유정이와 유정이를 둘러싼 명랑시장 사람들의 이야기를 악극 형식을 빌려 재미나고 흥겹게 풀어낸 연극이다. 대형 마트와 온라인 쇼핑몰이 이끄는 소비문화가 지배하는 요즘 경기도립극단은 당당하게도 '시장'을 무대 위로 올렸다.

'명랑시장'의 중심인물 유정은 국밥집 알바에 취준생이자 아버지가 대부업체에 진 빚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전형적인 흙수저.

마땅히 몸을 누일 집이 없어 국밥집에서 몰래 쪽잠을 자고, 일자리도 얻지 못했다. 유정 뿐 아니다. '명랑시장'에서는 자신의 공간을 확보하지 못한, 혹은 위협받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치매를 앓으며 시장을 떠도는 행려병자가 그렇고, 대형마트의 기세에 가게를 접어야 한다는 위기감에 시달리는 상인들이 그렇다. '명랑시장'은 명랑시장이라는 공간을 하나의 대안으로서 제시한다. 순수함, 정(情), 효(孝)와 같은, 이제는 낡은 말이 되어 버린 정서가 명랑시장에는 존재한다. 이 공간은 인물들을 받아들이고 감싸며 울리고 웃기고 위로하는 유토피아다. 관객들은 명랑시장이 주는 긍정의 힘을 고스란히 받아갈 수 있다.

김성노 연출가와 김정숙 작가, 경기도립극단의 재회도 기대된다. 지난 2006년부터 2010년까지 도민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았던 도립극단의 '사랑장터'에서 남다른 호흡을 과시한 바 있다. 특히 김성노 연출가는 2003년 '맹진사댁 경사'를 시작으로 경기도립극단과의 인연을 쌓아왔다. 경기도립극단의 성격과 배우들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노련한 연출이 기대되는 이유이다.

경기도립극단 관계자는 "탄탄한 연기력과 구성진 노래가락, 춤과 음악, 흥이 한 데 어우러진 공연으로 전연령층이 함께 공감하고 웃을 수 있다"며 "도민들의 문화향유를 위한 복지콘텐츠를 지향하고 있는 작품이므로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7일(금) 20시, 8일(토) 15시·19시, 9일(일) 15시, 전석 1만원)

/남창섭 기자 csna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