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 100번째 회원이 탄생했다. 2007년 출범 이후 9년 만이다. 주인공은 진성희 인하대 프론티어학부 교수다. 진 교수는 "가족의 지지와 응원 덕분에 용기를 냈다"며 "아너 소사이어티 가입을 학생들에 대한 교육과 사회봉사활동의 원동력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의해 지난 2007년 12월 시작됐다. 개인 기부의 활성화와 성숙한 기부문화 확산을 통해 사회공동체의 안정적 발전을 도모하고자 하는 취지다. 현재 전국적으로 이름 석 자만 대면 알만한 각계 인사들 다수가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인천은 2008년 9월 1호 회원이 탄생했다. 이후 저조한 관심 탓인지, 주변의 시선을 의식한 때문인지 한 동안 주춤했던 회원가입 행렬은 2013년부터 봇물을 이뤘다. 이 해부터 2015년까지 3년 간 매해 18명의 회원이 새로 가입했고, 올해는 진 교수를 포함해 모두 30명이 대열에 합류하면서 연중 최대 가입자 수 기록을 갈아치웠다. 한때 '짠물'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이름으로 불려온 인천이 '나눔도시'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는 것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연말을 맞아 매년 벌여오고 있는 이웃돕기 모금운동 '사랑의 온도탑'이 전국 각지에서 진행 중이나 반응이 미지근한 실정이다. 어지러운 정국, 부정청탁금지법 시행, 경제침체 등의 여파로 기부심리가 위축되고 주변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면서 온도가 좀체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 다행히 인천은 지난 20일 인천국제공항공사의 12억 원 기부에 힘입어 가까스로 50도를 턱걸이했으나 당초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그 나라 또는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역할이 막중하다. 지나온 역사를 보아도 이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국민들을 한데 뭉치게 해 국난을 극복한 사례는 수없이 많다. 지금이 바로 그런 때일 것이다. 리더들의 작은 도덕적 실천 그리고 따뜻한 나눔 하나하나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내년 이맘 때쯤 200호 회원 탄생을 기대해본다면 지나친 욕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