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생각엔 ■
가정폭력은 기존에 없었던 것이 새로 생긴 것이 아니라 잠재돼 있던 평소 좋지 않은 감정들이 쌓여있다가 어느 순간 폭력 등의 행동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지금의 우리사회는 '가정폭력'으로 인해 가정이 붕괴되고 나아가 심각한 사회문제로까지 이어지고 있음은 신문이나 뉴스를 통해 빈번하게 접할 수 있다.

그런데 심각한 것은 가정폭력 피해자들이 이러한 피해를 당하고도 신고를 하지 못한다는 것에 있다. 보복이 두렵거나 '맞고 사는 삶'이 오랜 기간 지속되면서 신고조차 할 수 없는 무기력 상태에 놓이고 심지어 벌금이 나오면 피해자도 함께 부담을 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 때문이다.

경찰청 통계에 의하면 가정폭력 검거인수는 2014년 1만7389건, 2015년 4만1693건, 2016년 상반기 2만1879건으로 사상 최고인 연간 4만 건을 훌쩍 넘겼고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이 운영하는 여성 긴급전화(1366)의 가정폭력 상담은 2011년 7만1070건에서 지난해 15만9081건으로 2배 이상 늘었다.

가정폭력 행위자는 가족구성권 간의 문제를 대화와 이해를 통한 평화적인 방법이 아닌 폭력으로 상대방을 지배, 통제하려고만 한다. 이는 한 가정의 삶을 송두리째 파괴하고 그 특성상 장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매우 큰 범죄다. 대부분 은밀하고 지속적으로 행해지지만 가정 내 문제로 여겨져 밖으로 잘 드러나지도 않는다.

더 큰 문제는 자녀들에게까지 대물림 돼 학교폭력과 더 나아가 살인, 강도와 같은 강력 범죄로 이어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가정은 대화의 창구이자, 사랑의 공간이며 삶의 재충전소다. 따라서 사소한 말다툼에서부터 비롯된 가정폭력을 해결함에 있어 가해자와 피해자의 분리 같은 법적인 보호와 함께 초동단계에서부터 가정폭력 치료에 대한 전문적으로 교육을 받은 상담자(여성긴급전화 1366, 다누리콜센터 이주여성 1577-1366)를 적극적으로 개입시켜야 한다.

가정폭력은 이제 엄연한 범죄행위이며, 어느 누구라도 '당할 운명'으로 태어난 사람은 없는 것이다. 이제는 발생 초기단계에서부터 경찰과 피해자 본인의 노력은 물론 전문 상담원들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요청해 가정폭력의 연결고리를 끊어야 하며 가정폭력의 위험성과 심각성을 인식, 방임으로 인한 피해자가 더 이상 생겨나지 않도록 모두의 관심이 무엇보다 필요할 때다.

/권태근 부평경찰서 철마지구대 경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