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前 SBS골프채널·MBC-ESPN 골프해설위원

흔히들 인생은 속도보다 방향이라 한다. 이러한 인문학적 소견은 골프에서도 적중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거리에 집착이 가는 것은 모든 골퍼들의 현실이자 열망이다.
몇 야드의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서 비싼 클럽 교체도 서슴지 않으며 연습시간의 대부분을 허비한다. 최장타 선수나 상대적으로 비거리가 많이 나는 선수들의 우승 확률이 그리 높지 않음이 이미 증명되어 있음에도 왜 그렇게 비거리에 집착하는 걸까? 그렇다면 비거리와 방향을 결정하는 골프 클럽의 물리학적 요인은 과연 무엇일까?

비거리는 첫째, 클럽의 헤드 스피드. 둘째, 스윗 스팟(sweet spot)이라고 불리는 중심 타점. 셋째, 공격각도로 꼽힌다.

그러니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골퍼는 체력과 체격의 성장기를 지나서 골프를 입문하게 된다. 한 때 세계무대를 뒤 흔들던 전설과 같은 골퍼들 프레드 커플, 데이비스 러브 3세, 비제이 싱 같은 대 스타들은 삼십대 중반부터 개인적 슬럼프와 관계없이 그들의 샷 기량이 급격한 하향 곡선을 그리며 젊은 선수들이 포진한 투어에서 맥을 추지 못했다.

급기야 50세가 넘는 시니어 투어에서 변별력에 차이가 나지 않는 그룹을 만나야만 그들과 편하게 경쟁하며 다시 승수를 쌓게 되는 순환구조를 보이는 것이 골프다.

심지어 설명조차 필요 없는 애니카 소렌스탐, 박세리, 로레나 오초아 등이 이미 이른 나이에 은퇴했다. 이런 사실에 입각해 보면 상대적으로 젊은 선수들의 은퇴에 교훈이 있다.

어려서부터 운동을 해 온 그들임에도 더 이상 비거리의 증대나 유지가 어렵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러니 아마추어는 더더욱 비거리를 유지하거나 심지어 늘리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제가 된다. 차라리 클럽헤드 스피드를 늘리는 파워 증대의 노력보다 오히려 타구면 중심에 볼을 가격하는 것으로 섬세함과 정교한 샷 방식으로 전환해 보자.

결국은 비거리 증대의 목적이 호쾌한 타구가 꿈이라면 모르겠으나 스코어 개선에 있다면 오히려 정답은 쉬운 곳에 있다. 점수를 갉아 먹는 주요인은 무엇일까를 분석해 보자.

비거리가 짧아서 불이익을 보거나 스코어 점수를 망치기보다는 오히려 방향과 숏 게임에 그 주요인이 있다.
골프에서의 치명적 실점인 OB도 샷이 짧아서 나는 경우는 드물다. 오히려 방향성이 좋지 않아 경기장 밖으로 슬라이스나 훅으로 발생한다. 숏 게임에서는 더욱 그렇다.

게임 이름에서 보듯이 숏 게임이란 비거리의 걱정이 없는 숏 아이언 플레이다. 예로 샌드웨지나 어프로우치웨지로 공략이 가능한 100미터 이내의 혹은 그린 주변에서의 재주를 부리는 경기다. 즉, OB가 많이 나서 실점하기 보다는 점수를 줄일 수 있는 혹은 점수를 줄여야 하는 숏 게임이 능숙하지 않아 그 기회를 날리곤 한다. 결국 실점보다는 점수를 줄여야 하는 기회를 번번이 놓치기 때문이다. 그러니 방향성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렇다면 방향 결정의 요소는 무엇일까? 거리에 비해서 그 원리는 간단하고 몸에 적응하기도 쉽다.

첫째는 클럽헤드가 그리는 스윙의 경로이고 둘째는 임팩트 순간에 클럽의 여닫는 정도에 의해 결정된다. 그렇게 방향의 두 요소가 이루는 각각의 세 가지 요소가 결국 아홉 가지의 방향을 그리게 된다. 볼이 최초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스윙의 경로이고 볼이 낙하하기 시작하는 지점부터 볼이 회전하는 것은 두 번째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그러니 볼의 비행을 유심히 관찰해 스윙의 경로인지 임팩트 순간에 클럽이 여닫히는 문제인지의 진단은 의외로 쉽다. 결국 날아가는 볼이 힌트다.

훌륭한 골프 교습가는 날아가는 볼을 유심히 관찰한다고 전해진다. 즉 날아가는 볼이 선생이고 방향성이 점수 관리의 핵심이다. 꿩 잡는 게 매라면 점수 잡는 새는 비거리가 아니고 방향인 셈이다. 비거리에 집착하지 말자. 스코어를 낮추려면 그 답은 방향성에 있다.


#본 칼럼은 임팩트 골프가 협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