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인터뷰] 한 번쯤 들어본 그 이름, 유설희간호학원 유설희 대표

포스터 모델은 둘째딸 주선영씨
초상권 문제없고 이미지 잘맞아

어릴적 꿈 교사 … 가르치는 것 즐거워
1999년 개원 후 간호인 1만여명 배출


"10초 안에 이거 대답 못하면 인천사람 아니다. 인천에서 제일 유명한 간호학원은? 유설희! 유설희 간호학원!" 최근 이같은 내용의 페이스북 게시글이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댓글에는 학원 포스터 광고를 언급하며 '이 여자가 유설희일까?'하는 네티즌들의 질문이 끊이질 않았다. 유설희는 도대체 누구일까? 인천시민들은 모두 아는 그 이름, 유설희 간호학원의 유설희 대표를 만나봤다.

포스터 속 모델의 정체

인천시민들에게 익숙한 버스 광고가 몇 개 있다. 그 중 하나가 주안에 위치한 유설희 간호학원 버스광고다.

유설희(59·사진) 대표와 함께 학원을 세운 산부인과 의사 이원영씨와 유 대표의 아이디어였다.

"함께 학원을 세운 이원영 선생님의 아이디어로 버스 광고와 포스터 광고를 직접 만들어 시민들의 기억 속에 남는 간호학원이 된 것 같습니다."

버스광고와 함께 유명한 것이 바로 포스터 광고다. 이 학원은 빠른 주기로 포스터 광고를 변경하는데, 분홍색 간호복을 입은 긴 머리의 여성모델 포스터 광고는 대히트를 쳤다. 유설희 간호학원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광고모델 이름이 뭔가요" 등 광고에 관한 질문이 넘쳤다.

유설희 대표가 아니냐는 추측이 쏟아졌던 포스터 속 모델은 다름 아닌 유 대표의 둘째 딸 주선영씨다.

"전문 모델이나 원생들을 통해 광고를 여러 번 제작했는데, 초상권과 같은 문제가 골칫덩이였습니다. 조금 편하게 할 수 없을까 회의하던 중 둘째 딸 이미지가 떠올랐습니다. 제 딸이라 그런지 인물도 훤하고, 간호사 이미지와도 잘 맞는 것 같고, 무엇보다 편하게 모델로 활용할 수 있어서 했는데 반응이 좋았습니다."

유 대표는 톡톡 튀는 광고와 참신한 학원 운영으로 부평에 2호점을 내고 그의 이름을 브랜드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1년의 경력, 10년의 공부


유 대표의 원래 꿈은 간호사가 아니었다. 그는 어릴 적부터 교사가 되고 싶었다. 그러나 대학 진학을 준비할 당시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집안의 장녀로서 빨리 경제활동을 해야 했고, 취업이 잘 된다는 간호학과에 진학하게 되며 지금의 그가 탄생하게 됐다. 그는 교사의 꿈을 버릴 수 없어 대학을 다니면서도 늘 학원 강사 아르바이트나 과외 활동을 했다.

"강의하는 것이 너무 재미있습니다. 강의를 하며 학생들과 소통하고, 이를 통해 학생들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는 게 살아가는 에너지죠."

평일에 강의하는 것 외에는 주말에도 딱히 취미생활조차 하지 않는 그에게 강의는 전부다. 인천지역 최고의 간호학원으로 거듭나기까지 그에겐 10년간의 공부가 밑받침됐다.

인일여고 출신 토종 인천사람인 유 대표는 1978년 가천대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적십자병원 수술실 간호사로 취직했다. 당시에도 동사무소나 학교 등에서 보건 강의를 종종 맡았다. 간호사로 일한지 1년 만에 그는 교사의 꿈을 좇아야겠다고 다짐하고, 퇴사했다.

이후 학원과 교회, 유치원 등에서 교사로 일하며 2002년 서울대 보건대학원 보건간호과정을 수료하고, 2003년 가천대 보건대학원 보건행정 석사과정을 졸업하며 대학과정 포함 10년 넘게 관련 학문을 공부한 그는 간호학 베테랑이다.

사람을 바라보는 학원


유 대표는 그저 그런 간호조무사가 아닌 차별화된 인재를 양성하고 싶어 1999년 직접 학원을 차리게 됐다.

다른 학원과는 달리 졸업하고 끝이 아닌, 입학부터 졸업, 취업, 그리고 재입학과 재취업까지 한명의 강사가

끝까지 책임지는 담임제로 운영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학원 운영 시스템에 만족한 졸업생들이 추천해서 학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유설희 간호학원은 한해 평균 600여명, 17년간 1만여명 이상의 간호조무사를 배출하는 우량 직업훈련교육기관이다. 수많은 간호조무사를 배출했지만, 그는 가르쳤던 원생들을 마음속에 새기고 있다.

"아직까지도 연락을 주고받는 분 중 한 분이 생각납니다. 서른이 넘은 나이에 간호학을 이곳에서 배웠는데, 그때 배움이 즐거운 일이란 걸 깨달았대요. 학원 졸업 후 문예창작학과에 입학해 최근 박사학위까지 취득하고, 교수가 됐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런 분들의 소식을 들을 때 강의하는 사람으로서 뿌듯함을 느낍니다."

이렇듯 강의를 향한 그의 열정이 인정받아 유설희 간호학원은 2008년, 2012년, 2015년 인천시장 표창, 2008년 인천시의회의장 표창, 2013년 중부지방고용노동청장 표창에 이어 지난해에는 국무총리상까지 받았다.

"인천시민들이 실제로 건강을 맡기는 사람은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들입니다. 시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사람들인 만큼 사랑받으며 자존감이 높은 직업인이 돼야합니다. 저희 원훈은 '아름답고 싶다, 사랑받고 싶다, 당당하고 싶다'입니다. 유설희 간호학원은 간호조무사가 되기 위한 이론적인 것뿐만 아니라 예비 간호사조무사들의 내적인 성장을 도모하는 교육기관이 되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습니다." 


/글 황은우 기자 hew@incheonilbo.com
/사진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