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억 들여 민간 업체 위탁
사용료 못내 2년만에 휴장
▲ 22일 인천송도국제 캠핑장이 문이 닫힌 채 방치돼 있다. 송도국제캠핑장은 3만3853㎡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39억원을 투입해 각종 시설을 갖추고 2014년 8월 한 업체에 위탁을 맡겼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운영중에도 전기·물 '먹통'
환불 처리 늦어 민원 '빗발'


22일 오전 인천 송도국제도시 캠핑장 호빗랜드.

캠핑장 입구는 막혀 있고 캠핑장 안은 무성하게 자란 풀로 뒤덮여 있다. 카페와 편의점은 문을 닫았고 빈 카라반에는 먼지만 쌓여있었다. 찾는 사람 한 명 없는 황량한 모습이었다.

이 곳은 2014년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하 인천경제청)이 39억 원을 들여 조성한 국제 캠핑장이다. 수려한 주변 경치와 호화 시설을 갖춰 도심에 드문 고급 캠핑장으로 입소문이 났었다.

하지만 문을 연 지 2년이 채 안 돼 관리 업체의 운영 부실로 올 8월 결국 문을 닫았다.

이날 인천경제청에 따르면 송도 24호 공원 내 설치돼 있는 송도국제캠핑장은 민간 업체인 ㈜인천토지개발이 관리해왔지만 사용료를 체납하는 등 문제가 발생, 이용이 중단됐다.

경제청 관계자는 "해당 업체가 경영 악화를 이유로 사용료를 내지 않아 계약을 해지했고 행정 소송을 신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당초 이 업체는 1년에 4억2000만원을 내고 캠핑장을 운영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1회 납부한 뒤 지난해 8월부터 현재까지 연간 사용료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애꿎은 시민들만 캠핑장 이용을 못 하게 됐다.

캠핑장을 이용했던 사람들은 이렇게 될 줄 알았다는 반응이다. 캠핑장 입소문을 듣고 올해 초 이곳을 찾았지만 전기까지 끊겨 제대로 이용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 뿐만 아니라 화장실 유리창은 깨져있고 카라반 지붕에 구멍이 뚫려 물이 새는 경우도 있었다.

화장실과 샤워실, 취사장 등 전등과 온수기 등이 전부 먹통이었지만 캠핑장 측은 제대로 안내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자 캠핑장은 올 5월 캠핑장 예약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이 과정에서 예약자들은 몇 개월을 기다려 환불을 받아야 했다.

민원이 빗발치자 캠핑장 측은 전화를 안 받거나 "기다려 달라"는 대답만 내놨다. 이에 일부 예약자들은 SNS 상에서 '먹튀' 캠핑장이라고 비난했다.

올 5월 예약했던 한 시민은 "담당자는 연락도 안 받고 환불 받으러 직접 찾아가기까지 했다"며 "1만5000원 돌려받는 데 두 달이 걸렸다"고 말했다.

해당 업체는 현재 연락이 끊긴 상태다.

이에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민원이 많아 업체에 사실을 알렸고 환불 건을 모두 처리했다고 답을 받았다"며 "새 사업자를 선정해 다시 운영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혜민 기자 kh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