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장

어젯밤엔 홑이불 대신 겹이불을 덮었다. 새벽 나절, 발밑으로 밀려난 차렵이불 귀퉁이를 어깨까지 잡아 올렸다. 선선한 가을바람 덕에 그나마 단잠을 잤다. 올 여름 더위는 이상 고온에 따른 지구 온난화가 원인이라고 한다. 지난 100년 사이에 지구의 평균기온이 섭씨 0.5도 정도가 상승했다고 한다. 이산화탄소 양이 늘어나면, 대기층이 태양열을 흡수해 온실효과를 높인다는 것이다. 평소 정상적인 지구 온도를 유지해 주는 기능의 온실효과에 이상이 생긴 것이다.

이미 20세기 후반에 미래학자들은 지구는 온난화뿐만 아니라 여러 위기에 봉착해 있다고 전망했다. 그래서 지난 1989년 타임지는 위기의 지구를 표지에 싣기도 했다.

당시 지구와 인류를 위협하는 요인 중 첫 번째로 지목된 원인이 '인구폭탄'이었다. 인류의 조상이라 할 수 있는 호모사피엔스가 나타났던 15만년전 간빙기의 인구는 200~300만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서기 1년에는 2억5000만명 정도였다. 40년 전에 40억명이 현재 74억3000만명으로 늘어났다.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문제는 인류가 최소한의 조건으로 생존할 수 있는 지구의 '환경 수용 능력'(carrying capacity)이 100억명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증가속도라면 2050년경 세계인구는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하지만 이 전망은 빗나간 것 같다. 세계 선진국을 중심으로 지구는 저출산의 위기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2050년을 기점으로 세계인구는 감소추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예측이다. 유엔은 세계인구의 마지막 증가를 2083년 10월9일로 전망했다. 나이지리아 '카노'에서 출생한 신생아 유수프 아라바그를 지구시민 9,173,391,677번째로 예상하고, 세계 인구 증가에 기여한 최후의 아이로 기록하고 있다.

두 번째 지구의 위기는 핵전쟁에 의한 핵겨울이다. 핵전쟁의 핵구름이 화성의 맹렬한 폭풍으로 날려 올라간 모래 먼지가 화성 표면의 급격한 온도 저하를 가져온다는 사실과 비교했다. 이 외에도 오존층 파괴, 산성비, 사막화 현상, 열대림 감소 등을 지구의 위기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인간은 이러한 위기에서도 잠재역량을 발휘할 것이라는 확신이다. 미래에 대처하는 학습 역량이 인간에게만 있다는 사실이다. 지구종말의 순간에서도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특성, 이성이 작동할 것이라는 기대이다.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