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태범 농협이념중앙교육원교수
▲ 엄태범 농협이념중앙교육원교수

벌초는 우리의 미풍양속으로 조상의 묘를 단정하게 정리하고, 깨끗이 유지하기 위한 후손들의 정성스러운 표현이다.

그러나 벌초할 때 크고 작은 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예초기 사고와 벌 쏘임 사고다.

한국소비자원에서 조사한 결과 1년 중 8월~10월에 전체 예초기사고의 76%가 발생한다고 한다. 예초기는 날카로운 칼날이 몸에 직접적인 상처를 입히기도 하고, 날에 돌 등을 튕겨내면서 2차적인 손상을 입히기도 한다.

초보자의 경우 금속 날이 아닌 안전한 나일론 날을 사용해 벌초하는 것이 안전하다. 또 예초기날 안전장치 보호덮개를 반드시 부착하고, 사용 전 예초기 각 부분의 볼트와 너트, 칼날의 조임 등 부착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작업 중에는 반경 15m 이내에 사람을 접근시키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작업을 중단하거나 이동할 때에는 엔진을 정지시켜야 한다.

혹여 예초기에 의해 손가락이 절단된 경우 깨끗한 헝겊 등으로 손상된 손 부위를 압박하고 119에 도움 요청을 한다. 119를 기다리는 동안 손을 심장보다 높은 곳에 두고, 압박붕대 등으로 손이나 팔뚝을 감아 지혈해야 한다.

금년은 8~9월 강수량이 평년보다 적고 무더운 열대야 날씨가 지속된 이상고온 현상으로 벌의 개체수가 많아졌다. 따라서 다른 해에 비해 벌들의 공격성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우선 벌초를 하기 전 향이 강한 향수나 화장품의 사용은 자제하고, 밝은 원색의 옷은 피해야 한다.

특히 벌초 시작 전에 작업할 범위 내에 벌집이 있는 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벌에 쏘였을 때에는 우선 그늘진 곳으로 옮겨 와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손톱이나 신용카드 등을 이용해 피부를 밀어 침을 빼내야 한다. 침을 빼낸 후에는 비눗물로 씻은 뒤 얼음찜질을 해주는게 효과적이다.

우리 조상들은 벌초를 통해 모처럼 친척들과의 즐거운 만남을 이어가곤 했다. 올해도 이 즐거운 만남이 퇴색되지 않도록 안전에 주의를 기울여 조상의 묘를 벌초해 보자. /엄태범 농협이념중앙교육원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