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32만포대 재고 쌓여...인천 기업들 동참 절실해

강화 쌀이 남아돈다. 지난해 전국적인 풍년으로 생산량은 늘었는데 소비는 갈수록 줄다보니 창고에 재고가 쌓여 있다.

인천시는 농협에서 매입한 2015년산 강화 조곡 가운데 현재 9407t이 남아 있다고 17일 밝혔다.

지난해 인천의 쌀 생산량은 5만2689톤이었다. 농가가 자체 판매한 물량을 제외하고 농협이 2만4500t을 사들였는데 지금까지 62%만 소비된 것이다.

재난 상황에 대비해 보관하는 공공 비축미 3000t을 빼면 팔지 못한 6407톤이 그대로 남아있는 셈이다. 20㎏짜리 쌀 32만350 포대 분량이다.

이런 현상은 생산 과잉과 소비 부진이 맞물리며 생겼다. 지난해 일조량과 작황이 좋아 벼농사가 잘 된 반면, 현대인의 식습관에 따라 쌀 소비는 점차 감소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인천시민이 인천 쌀 보다 다른 지역 쌀을 사 먹는 경우가 많은 점도 재고 누적에 한 몫 했다. 2015년산 인천 쌀 5만2689t 중 인천시민의 자체 소비율은 28%에 그쳤다.

지난해 가을 수확한 지금의 재고 쌀은 올해 10월까지 처리해야 한다. 10월을 넘기면 '묵은 쌀'이 되어 상품가치가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시는 우선 관내 대기업 구내식당을 집중 공략할 예정이다. 500인 이상 사업장에 강화 쌀 납품계약을 맺는 식으로 '지역 쌀 팔아주기 운동'을 펼치겠다는 것이다.

또 지금까지 강화 쌀을 판매하지 않던 일부 대형마트에도 판촉을 호소하고 있다.

시는 이런 식으로 9월까지 자체 판매 가능한 물량을 5907t으로 보고 있다. 그래도 1500t이 남지만 농특산물 직거래장터를 운영하거나 외식업협회와 협약을 맺는 식으로 소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포스코건설이나 대한항공 같은 인천 관련 기업들이 기존 쌀 업체와의 거래를 중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고 '고급'에 속하는 강화 쌀이 비교적 높은 단가이기 때문에 판로 개척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시 관계자는 "묵은 쌀이 생기면 덤핑 판매해야 하는 등 처치가 곤란하다"며 "남은 두 달 동안 어떻게든 팔아보겠다"고 말했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