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시르 칸 여자대표 감독, 통합크리켓협 회장 출마
선출 땐 다문화 정책 기여 … 김승철 전 회장과 경합

대한민국 최초 귀화 한국인 경기종목단체장이 탄생할 수 있을지 체육계 안팎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쏟아지는 관심의 대상은 바로 인천크리켓협회 출신의 나시르 칸(47·사진) 현 대한민국 여자크리켓 국가대표 감독이다.

나시르 칸은 24년 전인 1992년 한국에 건너와 인천에서 영어강사로 활약하다 한국인 여성과 결혼했고, 2004년 귀화했다.

그는 영국과 호주는 물론, 파키스탄 인도 등 서남아시아에서 최고 인기 스포츠인 크리켓을 우리나라에 보급하기 시작한 1세대로, 2014인천아시아경기대회를 앞두고 인천크리켓협회 설립과 크리켓경기장 건설 등에 크게 기여했다.

이후 인천크리켓협회 경기이사를 역임했고, 여자크리켓 선수들을 직접 모아 최초의 여자 크리켓 국가대표팀을 꾸린 뒤 감독을 맡아 우리나라에선 처음으로 국제대회(2014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 출전했다.

이후 여자 크리켓 국가대표 감독으로 꾸준히 크리켓 보급에 앞장서 온 그는 지도자로서의 자질과 품성도 인정을 받아 지난 3월에는 한국페어플레이위원회(위원장 조정원)와 한국체육기자연맹이 뽑은 '한국페어플레이상' 수상자로 뽑히기도 했다.

그런 그가 체육단체 통합 과정에서 최근 (통합)대한크리켓협회 회장에 출마했다.

이와 관련, 인천크리켓협회는 국내 크리켓 인구의 대부분이 한국에 체류 중인 외국인인 실정을 감안했을 때, 크리켓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나시르 칸이 대한크리켓협회 회장을 맡을 적임자라는 입장이다.

나시르 칸이 회장이 될 경우 크리켓을 좋아하는 외국인들이 크리켓협회에 많이 참여하게 될 것이고, 나아가 우리나라의 다문화 정책 실현에도 크리켓이 적극 활용될 수 있다는 것.

또 크리켓이 한국에서 인기를 끌면 국제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고, 선수들의 해외 진출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실제, 인도 프리미어리그 크리켓 선수들의 연봉은 미국 야구 메이저리그 선수들 보다 높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인천크리켓협회 관계자는 "인천 출신의 귀화 한국인이 대한민국 최초의 경기가맹단체 수장이 되는 역사적 순간을 상상하면 가슴이 벅차오른다. 그는 2014인천아시아경기대회를 계기로 인천이 대한민국 크리켓의 메카로 떠오르도록 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인물이다. 대한민국 크리켓 발전을 책임질 사람은 바로 나시르 칸"이라고 강조했다.

나시르 칸은 또 다른 후보인 김승철 전 대한크리켓협회 회장과 함께 8월28일 대의원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한편, 한국에선 아직 생소한 크리켓은 영국에서 처음 시작됐으며 야구의 원조라고 불린다. 현재 세계 100여개 국가에서 즐기는 인기스포츠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