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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그러니까 입다물고 계시라구요"
[현장+] "그러니까 입다물고 계시라구요"
  • 황은우
  • 승인 2016.07.28 00:05
  • 수정 2016.07.27 2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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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입다물고 계시라구요"

지난 5월11일 신설된 국토교통부 드론 전담 부서 첨단항공과의 담당 주무관으로부터 취재중 돌아온 답변이다.

코리아 드론 챔피언십 개최 지원 지자체 보조사업 공모에 대한 취재였다.

지자체들이 드론 대회를 유치하고자 각축전을 벌이는 가운데 인천시도 국비 2억원을 지원받는 등 이 대회를 가져오려고 바삐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새누리당 소속 이학재(19대 서강화갑·20대 서갑) 국회의원은 국토교통위에서 관련 예산을 확보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국회에 출입하는 선배를 따라 인턴기자로서 관련 보도자료를 썼던 기억에 사업이 어느 정도 진행됐나 확인하고자 인천시에 전화를 걸었다.

지난 22일 국토부에 접수를 마감했다기에 진행이 왜 이렇게 늦어졌는지 묻자 '국토부에서 돌연 사업을 공모 형식으로 변경했기 때문'이라는 대답을 들었다.

국토부에 전화해 왜 공모로 바뀌었냐고 묻자 담당 주무관은 '민감한' 사항이니 자꾸 묻지 말아달라며 대답을 회피했다.

계속된 취재에 담당 주무관의 대답은 점입가경이었다.

"이 문제 자꾸 건들지 마십시오"로 시작해 "그러니까 입다물고 계시라구요"라는 말까지 들어야 했다.

대회 지원 사업이 원래 보조금법에 의해 공모로 진행되는 것이고, 돌연 변경된 것이 아니라며 한 말이다.

약간의 말다툼을 하고 전화를 끊은 뒤 모르는 휴대폰 번호로 전화가 왔다. 방금 통화를 했던 주무관이 사과하려고 전화를 했단다.

전화를 끊고 30분 뒤 시청 담당자에게 전화가 왔다. 국토부 주무관이 기자의 이름을 알고 싶다고 연락이 왔다고, 이름이 뭐냐고.

교육부 고위공직자의 개·돼지발언으로 공직자들의 언행이 조심스러워졌다는데, 국토부의 해당 주무관은 고위공직자가 아니라 해당사항이 없는 듯 하다.

'말 한 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다. '세 치 혀가 사람 잡는다'는 말도 있다. 국토부의 해당 주무관은 천냥 빚을 갚을 것 같진 않다.


/황은우 기자 he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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