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과 관계 유지 관건…공공기관 통폐합 가속화 전망

4·13 총선에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경기지역을 석권함에 따라 남경필 경기지사의 2기 도정도 '연합정치'라는 기조 속에서 운영될 전망이다.

도내 60명의 지역구 국회의원 중 40석을 더민주가 차지한데다, 이날 같이 치러진 도의원 보궐선거에서도 전체 7곳 중 5곳을 더민주가 승리해 전체 128석 중 과반이 넘는 73석이 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20대 국회와 9대 도의회의 정치 지형이 야당의 절대 우위로 재편되면서 1기 도정에서 첫 발을 내디딘 연정사업들이 2기에서는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반면, 남 지사가 야당과 대립하게 될 경우 도정 운영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여야간 입장 차이가 큰 누리과정 예산 처리가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도가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포함한 올해 2차 추경안을 제출함에 따라 도의회는 오는 19일부터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포함한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의할 예정이다.

더민주는 일단 추경편성에는 합의한 상태지만, 어린이집 누리과정은 국비로 해결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반영하기 위한 전제조건을 제시할 가능성이 커 처리 여부는 미지수다.

또, 강도높은 공공기관 통폐합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더민주가 공공기관의 방만한 운영을 지적하면서 몸집 줄이기를 요구해 온 터라 당초 예상보다 큰 폭으로 제시된 용역결과대로 강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밖에도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상임위 전환 등 예산연정과 무상급식 제도화 등 교육연정을 비롯, 공공임대 주택 확대 공급 등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취임 이후 줄곧 연합정치의 필요성을 강조해 온 남 지사는 14일 20대 총선 결과를 거론하면서 '연정의 가치'를 재차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남 지사는 이날 오후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경기복지거버넌스' 발족식에 참석해 "우리 국민이 무섭고 현명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정치를 하는 사람으로서 어제 총선을 보고 감회가 없을 수가 없다. 어제 밤늦게까지 잠을 못잤고, 아침에도 일찍 일어나서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고 복잡한 심경을 내비쳤다.

이어 "이번에 국민들이 정치권을 향해, 국민을 위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정의 책임자들을 향해 '협력하라'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주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그 메시지는 바로 '그만들 싸우고 협력해서 국민들 행복하게 하고, 우리 국가 앞에 있는 난제를 잘 해결하라, 그러려면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 국민들이 원하시는 것은 우리가 모두 조각조각 나서 자기 가고 싶은 데로 가는 게 아니라 서로 조금 모자란 것, 조금 아쉬운 것, 그리고 서로 장점을 다 묶어서 우리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을 행복하게 해 드리고 그러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우 기자 jesuslee@incheonilbo.com